<앵커>
수혈할 땐 서로 가능한 혈액형끼리 맞춰야 한다는 것, 초등학생도 다 아는 상식입니다. 그런데서울의 한 병원에서 수혈을 잘못해 환자가 숨지는 사고가 났습니다. 병원측은 내 혈액형은 그게 아니라는 환자의 말을 무시하고 수혈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손승욱 기자입니다.
<기자>
54살 임모씨가 서울의 한 병원 응급실에 실려온 것은 지난 9일 아침.
병원측은 빈혈이 심하다며 임씨에게 수혈을 했습니다.
그러나 병세가 악화됐고, 임씨는 근처에 있는 큰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다음날 숨졌습니다.
[이순자/임씨부인 : 진한 병아리 색깔이었어요. 목 주위가 누렇게 변하고 몹시 힘들어했습니다.]
유족들은 임씨의 혈액형이 B형인데, 병원측이 이를 무시하고 AB형을 수혈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임유숙/임씨 딸 : B형이라고 계속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한번만 더 검사를 해달라고, 그런데도 AB형이라고 하더라구요.]
병원 측은 혈액검사 결과대로 AB형을 수혈했을 뿐이라며, 다른 이유 때문에 임씨가 숨졌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병원관계자: AB형 검사가 분명히 여기서도 나왔고, 모 병원에서도 나왔습니다. AB형이라고. 검사 결과에 의해서 했을 뿐입니다.]
병원측은 특히 근처의 다른 병원에 임씨의 혈액검사를 의뢰했지만, 역시 AB형으로 나타났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임씨가 옮겨져 숨진 대학병원에서는 최종적으로 B형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소를 통해 부검을 의뢰한 가운데, 혈액검사 방법을 둘러싼 논란이 일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