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인터넷 자살 사이트가 부른 꽃다운 젊은이 다섯명의 참혹한 집단 자살, 바로 나흘 전 일이라 기억이 생생하실 줄로 압니다. 그런데 경찰이 조금만 더 서둘렀다면 참변을 막을 수도 있었던 것으로 SBS의 단독 취재 김태훈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2일 또래 4명과 동반자살한 20살 송모양의 시신이 오늘(26일) 화장됐습니다.
채 피어보지도 못한 스무살 딸을 앞서 보낸 부모의 애절한 가슴에 사건 당시 경찰의 늑장 대응은 생채기를 더했습니다.
당시 상황은 이렇습니다.
송양의 부모는 사건이 나기 하루 전인 지난 21일 밤 11시 반쯤, 112에 실종신고를 했습니다.
[송양어머니 : 바로 112가 와서 확인을 했거든요. (딸이) 말 못하고, 숨을 몰아 내쉬는 소리를요. 바람소리하고... ]
출동한 경찰관들은 통화 사실을 시인합니다.
[경찰관 : 신호음이 끊기고 말은 안하고, 기계음 띠띠띠 소리만 나더라구요...]
딸이 납치됐을까 걱정된 송양의 부모는 경찰관들에게 송양 핸드폰 위치추적을 해달라고 부탁했지만, 경찰은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송양어머니 : 그러면 빨리 가자, 이 자리에서 찾을 수 있다, 지금 가면 살릴 수 있다, 내가 그랬거든요.그랬더니 안된대요. 내일 정식으로 경찰서에 (위치추적) 접수를 해야한데요. ]
다음 날 아침까지도 송양으로부터 연락이 없자 송양 부모는 경찰서에 직접 찾아와서 실종신고를 했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위치추적 요청을 끝내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당시 송양이 실종됐다는 심증이 들지않아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는게 경찰의 해명입니다.
그러나 그날 밤 11시, 송양은 다른 또래들과 함께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이같은 경찰의 늑장대응에 다른 경찰관들조차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입니다.
[다른 경찰관: 그런 긴박한 상황이라면, 먼저 위치추적부터 하고 사후 승인을 받았어야했다. ]
실종자 수사의 경우 현장탐문 수색을 벌인 뒤, 곧바로 탐문 보고서를 작성해 합동심의위원회 구성하게 돼있습니다.
그러나 탐문보고서는 송양의 부모가 지난 21일 밤과 22일 낮 경찰에 두번이나 실종 신고를 한 뒤인 오후 5시쯤에야 작성됐습니다.
[송양어머니: 우리는 그러면 대한 민국에 왜 경찰이 있는 거에요. 우리가 왜 세금을 내게요. 다 여길 떠나 버리지. ]
경기도 부천과 포천에서 납치 사망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지난달 11일 실종 수사 종합대책까지 발표하며 요란을 떨던 경찰, 두달도 채 안돼 벌써 옛일이 돼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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