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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고속철 신역사 무법천지

<8뉴스>

<앵커>

고속철도 개통, 이제 일주일 남짓 남았지만 고속철 역사는 엉망입니다. 취재진이 한달 넘게 확인한 결과 고속철도의 정거장은 매일 밤낮으로 싸움판, 술판으로 불법 천지였습니다. 도대체 관리 감독 기관은 뭘 하고 있었는지 김수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달 중순 서울역 신역사입니다.

네 사람이 한 남자를 마구 때리며 끌고 나갑니다.

그러더니 발길질을 계속합니다.

머리를 크게 다친 남자가 의식을 잃습니다.

["일 봐, 저리 가란 말이야.."]

보다 못한 승객이 화를 냅니다.

["여기 서울역장실이 어디에요? 내가 열받쳐서, 뭐 이따위가 다 있어?" ]

싸움판이 벌어진지 20분이 지나서야 도착한 철도 공안.

그러나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입니다.

["머리는 괜찮아요?" "사람의 머리가 생각보다 단단해요."]

대합실 한쪽에서는 술판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술에 취해 몸도 못 가누는가 하면 화분을 넘어뜨리기도 합니다.

[김말순/서울역 이용객 : 말리다가 다치면 어떡해.. 그렇다고 특별히 내가 힘이나 있어서 하면 모를까 무섭더라고... ]

밤 9시, 신역사.

술에 취한 남자가 주변사람들에게 행패를 부리며 욕을 합니다.

["아저씨 담배 하나 주세요.""담배 안 피워요." "거짓말하지마,XXX"]

취객의 행패에 승객들이 쫓겨납니다.

결국 대합실 의자를 독차지합니다.

이 남자가 한 시간 반 동안 대합실을 휘젓고 다녔지만 역사 관리인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역사 관리 감독 기관은 아예 이런 사실이 없다고 잡아 뗍니다.

[서울역 역무원 : 여러 사람 보는 앞에서 여기 대합실 내에서 술 먹고 그런 사람은 하나도 없어요. (확실하세요?) 예, 그럼요. ]

그러나 취재진이 지난 한 달간 현장 확인한 결과 서울역에서는 밤낮없이 싸움판, 술판이 계속 됐습니다.

상황이 이런 데도 관리 책임을 지고 있는 역무원과 철도 공안은 서로 그 책임을 떠넘깁니다.

[역무원 : (질서 유지의 책임은 누가 가지고 있지요?) 공안에서 가지고 있지요. ]

[철도 공안 : 여기 책임자들은 역무원들이지 경찰은 아니잖아요. 우리는 단지 냄새가 엄청 많이 나고 하면... ]

그러면서 순찰은 규정대로 하고 있다고 강조합니다.

[철도 공안 : 그래도 많이 질서를 잡아 놓은 거에요. 저희들 계속 순찰을 도는데...]

순찰을 어떻게 도는지 확인해 봤습니다.

밤 9시, 막 사무실을 나선 철도 공안.

1층 대합실을 10분간 순찰하다가 현금 인출기 앞에서 잡담을 시작합니다.

그리고는 잠시 후 쉴 곳을 찾아 들어가버립니다.

[철도 공안 : 굳이 (2층 대합실에)올라가 보게 돼 있거나 내려가 있는 규정은 없어요. 근무중에 왜 앉아 있었냐 하면 할말은 없어요. ]

그러더니 인력 탓을 합니다.

[철도 공안 : 인원이 없는 걸 어떡합니까? 저희들이 인원이 없어요. 전국에 삼백 명이에요.]

현재 서울역 이용객은 하루 10만 명.

고속철 개통을 앞두고 승객들의 불편은 계속되고 있지만, 철도청 당국은 뒷짐만 지고 있습니다.

[역무원 : (관리인을)천명 만 명 갖다놔도 일 대 일로 붙어있지 않은 이상 사건,사고는 생긴다니까요. 그거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지 않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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