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태풍 루사와 작년 매미까지 2년 연속 수해로 엄청난 피해를 입은 강원도의 한 마을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대형 산불이 닥쳐 주민들이 밤새 사투를 벌여야 했습니다.
강원민방 김근성 기자가 이 마을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새벽 4시, 순간 초속 14미터의 강풍을 탄 산불은 금단이골을 뛰어 넘어 산계리 뒷골을 덮쳤습니다.
재작년 태풍 루사에 이은 매미까지, 2년 연속 물 폭탄에 만신창이가 된 바로 그곳에서 이번엔 불덩이가 날아들었습니다.
한 주민은 축사 볏짚에 불이 붙지나 않을까 아들과 함께 밤새 축사를 맴돌았습니다.
[우병권/강릉시 옥계면 : 루사 때도 그랬고 매미 때도 그랬고 말도 못하죠. 지금 축사안에 소만 백마리가 있거든요, 한우 비육이 백마리나 되는데...]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긴 산계리 주민 60명 모두 마찬가지였습니다. 주민들은 산불이 마을을 덮칠 것에 대비해 이처럼 짐을 싸서 대피준비를 했습니다.
다급한 마음에 닥치는대로 차량에 실었지만 마을을 떠난 주민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수해로 어렵사리 마련한 새집을 빼앗길 수는 없었습니다.
[원옥순/강릉시 옥계면 : 여기에 불 붙으면 동네가 다 작살이 나는데... 받아놓은 것 호스 연결해 밤새도록 뿌렸어요.]
잔불 정리가 진행되고 있는 사이 마을 한쪽에서는 중장비가 굉음을 내며 수해 복구 공사가 다시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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