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노 대통령의 운명을 결정할 헌법재판관 9명은 모두 다른 사람들에 의해 임명됐습니다. 인적구성만으로 보면 결코 상황이 노 대통령에게 유리한 것만도 아닙니다.
정치적 사법기관이라 불리는 헌재가 과연 어떤 심판을 내릴지, 심석태기자가 전망해봤습니다.
<기자>
임기 6년으로 장관급 대우를 받는 헌법 재판관 9명은 헌법의 3권 분립 정신에 따라 대통령과 국회, 그리고 대법원장이 각각 3명씩 추천해 임명합니다.
대통령 몫의 재판관은 대법관 출신인 윤영철 소장을 비롯해 고위 검찰 간부 출신인 송인준, 주선회 재판관 등 3명입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임명한 사람들입니다. 국회 몫인 3명의 재판관은 모두 법원장 출신으로 권성 재판관은 한나라당, 이상경 재판관은 민주당, 김효종 재판관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공동 추천으로 재판관이 됐습니다.
대법원장이 추천한 재판관은 김영일, 김경일, 전효숙 재판관으로 역시 고위 법관 출신입니다. 이들 가운데 전효숙, 이상경 재판관이 노무현 대통령 취임 이후 임명됐습니다. 하지만 이들을 포함한 9명의 헌법재판관 가운데 노 대통령이 직접 선정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따라서 인적구성만을 놓고 볼 때에는 결코 노 대통령에게 유리한 상황이 아닙니다.
하지만 실제 탄핵심판에서 재판관들이 정치적 편향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쉽지않습니다. 국회의 탄핵소추한 표결이 무기명으로 처리되는 것과는 달리 재판관들이 찬반 어느쪽을 선택했는지가 완전히 공개되기 때문입니다.
[하경철/전 헌법재판관 : 재판관들의 성향이 보수냐, 개혁이냐 이런 것만 가지고 판단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고, 일단 기본적인 요소는 탄핵 사유에 해당이 되느냐, 안되느냐.]
탄핵안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순전히 법률적인 측면만 고려할 때 부정적이란 시각이 법조계에선 우세합니다. 대한변협은 측근비리나 경제 파탄, 그리고 선거법 위반 등 탄핵소추서에 포함된 세가지 사항 모두 탄핵 사유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김갑배/대한변협 회장 : 헌법상의 요건이 갖춰있지 아니함에도 불구하고 국민이 선거를 통해서 뽑은 대통령에 대하여 탄핵소추를 가결한 것은 탄핵 소추권 남용에 해당한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를 흔히 정치적 사법기관이라고 말하는 데서 알 수 있듯이 헌법재판소는 고도의 정치적 판단을 할 수도 있습니다.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한 탄핵 소추안을 헌법재판소가 무시하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현행 우리 헌법의 탄핵 규정은매우 포괄적입니다. 구체적인 사항은 재판관들의 해석에 맡겨져 있습니다.
사상초유의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을 하게 된 헌법재판관들의 선택과 결정에 그 파괴력만큼이나 큰 고뇌가 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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