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 불황의 검은 터널, 그 끝은 어딜까요. 이렇게 경제적으로 벼랑끝에 서게 되면 더 두려운건 더이상은 나아질게 없다는 체념입니다. 빚에 시달리던 일가족이 한꺼번에 목숨을 끊는 참으로 안타깝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김범주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시흥에 15평짜리 서민 아파트입니다.
어제(7일) 오후 네시 반 쯤 이곳에 살던 43살 이모씨 가족이 모두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안방과 작은 방에는 각각 9살 아들과 11살 딸이 잠든 듯 누워있었고, 거실에서는 이씨 부부와 함께 가족이 나눠 마신 듯한 약병이 발견됐습니다.
문제는 빚이었습니다.
이씨는 3, 4년 전부터 주식에 손을 댔다가 1억원이 넘는 빚을 졌고, 결국 신용불량자가 됐습니다.
[담당경찰 : 남편이 5천만원 빚이 있고 부인도 5천만원 카드 빚이 있습니다. 월세 보증금, 차 열쇠 다 압류된 상태입니다.]
[이홍서/옆집 주민 : 일주일 전에도 밤중에 어떤 사람이 빚 갚으라고 문을 걷어차고 시끄럽게 굴었습니다.]
빚독촉에 시달리던 이씨는 결국 가족들에게 아무 미련이 없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유서를 남긴채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습니다.
문제는 이런 일가족 자살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 해 하반기에만 이런 가족 동반자살 사건은 모두 12건이나 벌어졌습니다.
사흘 전에는 인천에서 빚에 시달리던 40대 가장이 부인과 딸 둘과 함께 목숨을 끊었고, 지난해 12월에는 시흥에서도 40대 가장이 똑같은 일을 저질렀습니다.
불황의 그림자 앞에서 가정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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