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무허가 사회복지시설에 대해 정부가 내년 7월까지 일정 기준을 갖추라고 지시했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요구한 기준이라는 것들이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수준이어서 어려운 이웃들이 그만 길바닥에 다 내앉게 생겼습니다.
홍순준 기자가 그 사정을 드려다 봤습니다.
<기자>
경기도 성남의 비인가 사설 복지시설.
서른평 남짓한 무허가 건물이지만 열네명의 장애인 노숙자에겐 그나마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보금자리입니다.
하지만 정부가 내년 7월까지 시설을 바꾸라며, 새로운 기준을 지시하면서 내내 불안 속에 살고 있습니다.
최소한 정신 지체 장애인 한사람당 6평의 공간에, 거실과 조리실은 물론 비상재해시설까지 갖춰야 합니다.
[최상구 목사/다사랑 마을 : 침실이 안정적이어햐 하고, 거실이 있어야 되고 조리실, 목욕실, 화장실도 편해야 해요.]
평당 250만원 기준으로 건축비만 2억여원, 시설까지 갖추려면 3억원 이상 필요합니다.
하루하루 버티기도 버거운 시설에선 꿈같은 얘기입니다.
13년째 장애인 16명이 모여살고 있는 이 시설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김복자/에덴의 집 원장 : 정부에선 2005년 7월까지 다 규모를 갖춰라 하는데 저로서는 불가능한 일이거든요.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이런 비인가 복지시설은 전국에 천여개, 수용 인원만도 2만명에 이릅니다.
모두 상황은 절박하지만 정부의 지원은 전혀 기대할 수 없습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비인가 시설의 개보수를 위해 예산을 요구했지만 예산당국과 국회가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보건복지부 담당공무원 : 정부 재원을 그 시설에 지원하는 것이 시설장 개인 소유의 재산을 국고로 지원하는 형태가 돼 버립니다. 그래서 사회적으로 합의가 안됩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비인가 복지시설은 내년 7월부터는 폐쇄 등 행정 제재를 피할 수 없습니다.
사설 복지시설의 안전사고와 인권유린을 막겠다는 양성화 계획.
현실과 동떨어진 계획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이웃들은 길바닥에 내쫓길 위협 속에 하루하루를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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