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국회가 끝내 선거법 개정안을 제때 처리하지 못하고 2월 임시국회를 마감했습니다. 정개특위 합의까지 뒤집으며 선거법 처리를 무산시킨 민주당과 한나라당, 오는 6일부터 임시국회를 다시 열겠다고 나섰습니다.
사태의 전말을 양만희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어젯(2일)밤.
정치개혁 특위 위원들은 우여곡절 끝에 의원 정수를 2백99명으로 늘리는 선거법 개정안에 합의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본회의장으로 향했습니다.
자정까지 남은 시간은 불과 40분.
곧 법안을 처리하려는데, 느닷없이 민주당이 수정안을 들고 나옵니다.
[양승부/민주당 의원 : 전북 지역 일부 선거구가 그동안 선거구 획정과 인구 행정구역 지세 교통등 제반 사항을 고려해 볼때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심대한 문제가 있어 수정안을 제출하는 것입니다.]
속사정은 이렇습니다.
문제가 된 선거구는 4개.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각각 두 석 씩을 차지하고 있지만 인구가 줄어 선거구를 3개로 줄여야 합니다.
선거구 획정위원회의 안은 민주당 김태식 의원의 선거구를 쪼개서 완주는 김제에, 임실은 무주 진안 장수에 붙이는 것입니다.
민주당으로선 불리하지만, 여야 의원들은 물론 민간 위원들까지 머리를 맞대고 합의한 안입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원의 선거구인 무주 진안 장수를 쪼개서 민주당 의원 두 명의 선거구를 고스란히 살리는 안을 기습 상정한 것입니다.
민주당 지도부는 희희낙락.
갑자기 뒤통수를 맞은 열린우리당.
민주당 수정안에 찬성하라는 한나라당 홍사덕 총무의 쪽지까지 발견되자, 한나라, 민주 두 당의 야합이라며 불을 뒤집어쓴 것처럼 발끈했습니다.
[김영춘/의원 : 막판까지 사기치고 야합하고..이런게 어디있어?]
[김희선/의원 : 이런 야합이 어디있어!]
고성과 삿대질 속에 표결까지 갔지만, 의장이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
[박관용/국회의장 : 김덕규 의원의 수정안에 투표한 것입니까? 양승부 의원의 수정안에 투표한 것입니까?]
시계 바늘이 12시를 넘어 3월 2일까지로 돼있는 2월 국회 회기가 끝나버리고 말았습니다.
도대체 민주당은 왜 이런 무리수를 뒀을까? 당장은, 한나라당의 도움을 받으면 기습 공격을 통해 선거구를 유리하게 챙길 수 있다는 꼼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치라면 선수인 두 당이 이런 사태를 예견하지 못했을까? 총선을 앞둔 두 야당으로선 국회라는 무기를, 방탄 국회를 가급적 오래 열어둘 필요가 있습니다.
[홍사덕/한나라당 원내총무(어제 오전) : 바로 국회 소집을 하고 그런 검찰에 대해서 취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국회를 다시 열어야만 하는 상황을 연출했다는 분석이 그래서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두 당은 극구 부인하고 있습니다.
[유용태/민주당 원내대표 : 민주당은 분명히 선거구 획정위에다가 요청을 했어요. 그것이 불합리하다는 점을 요청했지만 반영해 줄 수 가 없었고...]
선거구도 정하지 못한 채 선거를 치를 수는 없는 일, 여야는 결국 오는 6일부터 10일까지 닷새 동안 또 임시국회를 열기로 합의했습니다.
이 때 선거법이 처리된다 해도 총선까지는 40일이 채 남지 않습니다.
현역 의원들이 줄줄이 구속된 부정 비리 국회, 16대 국회는 막판까지 탐욕과 몰염치에 정치력 부재라는 오명까지 더해가며 국민들을 실망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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