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제 85주년 3.1절을 기념하는 기념행사들이 전국 곳곳에서 펼쳐졌습니다. 보수와 진보단체들은 올해도 대규모 집회를 각각 가졌습니다.
박정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태극기의 물결이 서울 종묘 공원을 가득 채웠습니다.
지난달 중순 한 시민단체가 3.1 독립만세 운동을 재현하자고 인터넷에 제안하면서, 천명이 넘는 네티즌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것입니다.
[김아론 : 제가 살아있다는 게 느껴지구요. 역사의식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
이 행사는 서울을 비롯해 대전, 광주 등 전국 12개의 도시에서 펼쳐졌습니다.
부산에서는 천여명의 시민들이 3.1운동 당시 복장을 한 채 만세를 외치며 선조들의 정신을 기렸습니다.
서대문 형무소의 여성전용 지하감옥도 삼일절을 맞아 일반인들에게 공개됐습니다.
높이가 채 1.5미터가 안 되는 지하감옥.
유관순 열사를 비롯해 여성 독립투사들이 온갖 고초를 겪던 곳입니다.
[박주연/초등학생 : 너무 끔찍하고 힘들었을 것 같아요.]
지리산 노고단 정상에서는 종교 단체 회원 70여명이 모여 전국 도보 순례에 나섰습니다.
이들은 비폭력과 무저항이라는 3.1 정신을 본받아 앞으로 3년 동안 전국을 돌면서 생명과 평화의 중요성을 일깨울 계획입니다.
[도법스님 : 평화로운 삶의 문화를 가꾸기 위해 이런 노력을 하는 것입니다.]
다채로운 기념행사가 펼쳐진 가운데 이른바 '보혁논란'도 재현됐습니다.
서울 탑골공원에서는 진보단체 회원 3백여명이 모여 '평화와 통일을 위한 3.1 민족대회'를 가졌습니다.
[오종렬 공동대표/민족공동행사 추진본부 : 우리나라 대한민국 국회가 친일 반민족 행위를 진상이나마 규명하자는데 이것을 가로막는단 말입니까?]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는 보수단체 회원 삼만명이 모여 집회를 갖고 친북세력을 몰아내고 한미동맹을 강화하자고 주장했습니다.
[이상훈 회장/대한군인회 : 만연한 친북좌익 척결하고 한 미동맹강화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각종 집회가 잇따르면서 서울 도심은 오후 내내 극심한 교통혼잡을 빚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