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런 아픔을 겪은 대신 우리 지하철 안전은 좀 나아졌을까요? 대답부터 말하자면 아닙니다.
유성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지하철의 좌석 시트는 아직도 그대로입니다.
지금이라도 불이 나면 유독 가스가 흘러 나오는 끔찍한 사고가 재현될 수 있습니다.
[조성진/서울 가양동 : 이런 시트도 불에 안타는 걸로 바꾼다고 했는데 지금 바뀐 게 뭐가 있나요?]
바닥재도 마찬가지입니다.
불이 나면 삽시간에 객실 전체로 불길이 번지는 PVC, 염화 비닐 소재가 아직도 그대로 깔려 있습니다.
곳곳에 대피 수칙이 새로 나붙은 것 말고는 사실상 변한게 거의 없습니다.
[이영애/서울 돈암동 : 서울에서도 사고 나면 그냥 당하는 거 아니에요. 대구하고 똑같은 상황이 일어나겠죠.]
하루가 멀다 하고 추락 사고가 일어나는 지하철.
대구 참사 이후 정부는 여러 차례 지하철 안전을 다짐했지만 좌석 시트와 내장 단열재의 교체는 최근에야 겨우 시작됐습니다.
지하철 안전을 위한 백 여개 사업에 필요한 예산은 서울 지하철만 1조원, 정부가 약속한 지원금은 10%가 조금 넘는 천 9백억원에 불과합니다.
[강경호/서울지하철공사 사장 : 요금 현실화도 쉽지 않고 나름대로 자구 노력을 해도 예산 확보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대구 참사 이후 1년이 지났지만 시민들이 '안전한 지하철'을 타기까지는 아직도 한참 기다려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