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안락사 허용 문제가 조심스럽게 다시 거론되고 있습니다. 식물인간 상태인 딸의 인공호흡기를 떼 숨지게 한 아버지에 대한 법원의 이례적인 판결 때문입니다.
서경채 기자입니다.
<기자>
50살 전 모씨는 지난 해 10월 투병중인 20살 딸의 인공호흡기를 뗐습니다.
희귀병을 앓아 6년간 식물인간 상태였던 딸의 생명줄이 끊긴 셈입니다. 전씨는 딸의 오랜 투병으로 온 가족이 고통을 받았다고 털어 놓았습니다.
[전씨 당시 인터뷰 : (치료비 마련하려고) 사람들한테 돈을 빌렸어요. 부모와 형제들한테 2~3천만원 카드빚도 내고....]
비정한 아버지라는 일부 비난도 있었지만 재판부는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이라는 이례적으로 관대한 형을 선고했습니다.
치료비 마련을 위해 집까지 처분했고, 오랜 간병으로 가정불화가 잦았다는 점을 참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선구완/피고인측 변호인 : 딸을 죽인 아버지라는 한을 가지고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측면을 볼 때 재판부에서 이례적으로 사형죄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으로 봅니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안락사에 대한 진전된 판결이라며 환영했습니다.
[이태호/가정의학과 전문의 :환자의 고통을 줄여준다는 차원이나 가족들의 고통을 줄여준다는 차원에서라도 측면에서라도 사회적 합의와 법률적 범위에서 안락사는 반드시 허용돼야한다고 봅니다.]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정연택/기독교 총연합회 사무총장 : 생명을 경시하고 또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것은 죄로 생각이 되기 때문에 반대합니다.]
의사협회는 지난 2001년 소극적 안락사를 도입하려 했다가 반대 여론에 부딪혀 포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