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굴지의 한 축산 전문 냉장 회사가 광우병 파동으로 미국산 쇠고기의 재고가 늘자 직원들에게 이를 떠 넘겨 물의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기동취재 2000, 김정기 기자가 고발합니다.
<기자>
직장인 김씨는 한 냉장 회사에 다니는 친구로부터 미국산 쇠고기를 사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김 모씨 : (친구가) 미국산이라고 그러니까 '내가 먹기도 그렇잖냐' 그랬더니 한 상자에 5만원이다 (라며 사달라고 했어요.) ]
최근 광우병 파동으로 반품 처리된 미국산 수입 쇠고기 선물 세트들을 직원들을 동원해 판매에 나섰다는 것입니다.
할당량을 모두 팔지 못하면 월급에서 공제된다고 하소연했습니다.
[00냉장 직원 : 왜냐하면 내 월급에서 공제되는 거니까. 내가 산 거니까..]
과연 사실인지, 문제의 냉장 회사를 찾아가 봤습니다.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며 완강히 부인합니다.
[00냉장 임원 : 강제로 강매했다가는 그냥 (직원들이) 가만 있겠어요? 절대 그런일 없어요. 말도 안돼요]
이 임원은 취재팀을 냉장 창고로 데려가 쌓여 있는 재고 물량들까지 일일히 보여주며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취재 내용을 들고 따지자 그제서야 일부 시인합니다.
[00냉장 임원 : 팀장들에게는 전화로 3박스 정도는, (직원) 일인당 3박스 정도는 권유하면 되겠다고 했죠.]
팀장을 통해 직원들에게 일정량을 팔아 오라고 권유했을 뿐이라는 주장입니다.
평소에도 직원들이 쇠고기를 회사에서 사다 먹는 일이 많은 만큼 뭐가 문제가 되냐는 반응입니다.
[00냉장 임원 : 돈 있는 직원은 그 자리에서 주고 (쇠고기를) 가져 가는 직원도 있고, 돈 없는 직원은 6개월 만에 갚기도 하고...]
최근 이 회사는 구조 조정과 인원 감축을 거쳤던 만큼, 회사의 지시에 이의를 달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었다고 한 직원은 털어놓습니다.
[구조조정을 하는데 반감을 할 수 있는 직원은 벌써 떠났죠.]
광우병 파동 이전까지 이 업체의 하루 평균 매출액은 5억원대. 하지만 광우병 파동 이후 반품 처리가 늘면서 매출액이 백만원대로 뚝 떨어졌습니다.
결국, 쌓여 있는 재고를 일부 직원들에게 떠넘기면서, 애꿎은 직원들만 속앓이를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