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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상대 '나홀로 옥중 소송' 승소

<8뉴스>

<앵커>

공권력 남용에 대한 또다른 경고도 있습니다. 경찰의 부당한 수사로 생계수단을 잃고 교도소에 들어간 버스 운전기사가 국가를 상대로 외로운 옥중 싸움을 벌여 결국 배상금을 받게 됐습니다.

이종훈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고속버스 운전기사 도모씨는 지난 2000년 1월, 경찰서에서 다른 일로 조사를 받다 "일주일전 양주 5잔을 마시고 운전했다"는 진술을 했습니다.

경찰은 도씨의 음주운전 혐의가 드러났다며 음주측정을 바로 할 수 없을 때 쓰이는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했습니다.

문제는 도씨가 마신 양주잔은 30㎖였는데도 경찰은 양주 한잔을 50ml로 계산했고 혈중 알코올 농도 0.142%가 나와 도씨의 운전면허는 취소됐습니다.

[강모 경장/당시 조사 형사 : 교통사고 조사교본에는 50ml로 계산하게 돼있어요. '위드마크' 공식 계산할 때는..]

일자리를 잃은 도씨에게 부인은 이혼을 요구했고 자녀들의 끼니 해결도 막막해졌습니다.

결국 남의 지갑을 훔치다 감옥에까지 들어간 도씨는 지난해 2월 옥중에서 국가를 상대로 '나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재판부는 경찰의 무리한 수사로 도씨의 인생이 망가진것을 인정하고 국가는 도씨에게 수입손실과 위자료로 2천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엄상익/도씨 변호사 : 권력남용에 대한 수많은 희생자들에게 어떠한 하나의 길을 제시하고 하는 중요한 새로운 이정표라고 생각합니다.]

재판에 이긴 도씨는 수제비만 먹던 아이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사주고 싶다면서 그동안 자신이 저지른 죄값은 장기 기증으로 용서받을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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