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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 아름다운 부부

<8뉴스>

<앵커>

불법체류자 단속을 멈춰달라며 외국인 노동자들이 서울 명동성당에서 농성을 벌인지 벌써 2달이 지났습니다. 아파도 잡혀갈까 병원조차 가지 못하는 이 사람들을 매일밤 찾아와 돌보는 의사와 약사 부부가 있습니다.

테마기획, 손승욱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자정이 다 된 시간. 서울 명동성당의 외국인 노동자 농성장에 부부가 찾아왔습니다. 남편은 의사, 부인은 약사입니다.

한달도 넘게 매일 밤마다 이곳찾고 있습니다. 몸이 아픈 외국인 노동자들을 돌보기 위해서입니다.

[김형대/의사 : 약은 하루에 3번 드세요.]

한겨울에 길바닥에서 농성을 하다보니 감기 환자가 많습니다.

[김선기/약사 : 옷좀 두꺼운 거 입고 다니세요. 추우면 계속 아프거든요.]

이곳 노동자들은 맘 편히 농성장을 빠져나가 병원을 찾을 수도 없습니다.

[엠디 하심/방글라데시 : 밖에 나가면 너무 힘들어요. 바깥이 춥고, 혼자서 못 돌아다니니까. 어디에서든 잡혀간다는 생각을 해서 못 나갔어요.]

그래서 매일 찾아주는 이들 부부가 더 절실합니다.

가난한 사람, 홀로사는 노인. 자신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이면 이들부부는 어디든지 찾아갔습니다.

[김선기/약사 : 아픈데 병원도 못가고, 여기에 아픈 분들이 많아서 이쪽에 집중하게 됐습니다.]

자정이 넘도록 아픈 이들을 돌보지만, 마음은 언제나 아쉽습니다.

[김선기/약사 : 약만으로 치료가 안되는 사람들이 많은데..그래서 안타까워요.]

하루 10여명씩 하는 진료. 새벽 1시가 다 돼서야 끝이 납니다.

불법 체류 단속에 더 춥고, 더 아픈 외국인 노동자들. 이 아름다운 부부의 새해소망은 소박합니다.

[김형대/의사 : 건강하게 다들 고향으로 갈 수 있도록..그렇게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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