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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전승공예대전 시상

<8뉴스>

<앵커>

전통공예 기술을 보존-발전시키기 위해 해마다 전승공예 대전이 열립니다. 그런데 이 공예대전의 대통령상, 국무총리상 할 것 없이 수상자 선정과정에 적잖은 의혹과 잡음이 일고 있습니다.

박병일 기자가 기동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5일, 전승공예 대전 시상식장.

상이 수여되는 동안 식장 밖이 갑자기 소란해집니다.

[선생님. 이것좀 살펴봐 주세요]

시비의 대상은 국무총리상을 받은 자수 작품.

[권영학/무형문화재 : 국무총리상에 자격이 상실된 사람이 들어가 있더란 말이죠. 깜짝 놀랐고...]

이 수상작의 작가는 3년전, 대상에 선정됐다가 다른 사람이 작품을 대신 해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따라서 규정대로라면 이번엔 출품 자격이 없다는 주장입니다.

[협회 간부 : 문제없죠. 한쪽 얘기만 듣고 (취소) 결정을 못하거든요. 그런데 저쪽에서는 무조건 (수상을) 취소시키라는 거예요]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닙니다. 수상작들을 꼼꼼히 살펴보면 상당수 작품들에 낙관이 찍혀 있습니다.

결국 누구 작품인지 알면서 심사했다는 얘기입니다.

[관람객 : 누구 작품인지 알잖아요. 공모전에서 그건 분명 공평성에 문제가 있죠]

주관 협회는 이런 사실조차 모르고 있습니다.

[협회 간부 : 절대 낙관은 못하게 돼 있어요. 못하게 돼 있다니까요! 어디에 낙관을 합니까?아냐. 절대 낙관 못하게 돼 있어.]

대통령상을 받은 작품 또한 시비가 일고 있습니다. 수상작은 칼 날 양면에 별자리와 주문을 새겨 금을 박아 넣은 사인검 두 자루.

하지만, 이 중 한 자루는 다른 장인에게 돈을 주고 상감 작업을 대신 시켰다는 것입니다.

[유승헌/금속상감 전문가 : 손잡이하고 칼날 해주는데 65만원받고 일을 해 줬어요]

게다가, 출품 서류엔 유 씨를 협력자로 올려 놓고는, 정작 유씨에겐 출품 사실조차 알리지 않았습니다.

[유승헌씨 : 외국에 이게 팔려 나갈꺼다. 그래서 상감을 볼줄 아는 사람이 사가는 거니깐 신경써서 상감 잘해야 하는거다.]

뿐 만 아니라, 칼날의 문양 조각은 출품자가 직접 한 게 아니라 돈을 주고 기계로 팠다는 의혹까지 제기됐습니다.

[기계조각가 : (파주신 거예요?) 그럼요 (출품한다는 얘기는 했어요?) 출품한다는 얘기는 했는데 다른 사람에게는 못해 주게 신경쓰더라고요]

당사자를 만나 봤습니다. 펄쩍 뜁니다.

[대통령상 수상자 : 내가 만일 그랬다고 하면요. 당신네들 보는 앞에서 내 손가락을 다 잘라 버릴께. 그랬다면요... 무슨 소리 하고 있어요? 지금요.]

그러나 돈을 입금한 입금표 등 남이 대신 해 줬다는 증거를 내밀자 그제서야 일부 시인합니다.

[시간에 쫓겨서 아는 사람들 한테 금만 좀 박아달라. 시간에 쫓겨서 그러니까..]

상황이 이랬는데도, 협회측은 심사 과정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합니다.

[협회 관계자 : 1차 심사하고, 2차 심사하고, 그 다음에 10개정도 작품을 정해요. 그리고 실사를 나갔지요]

하지만, 현장 실사는 형식에 그쳤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현장 실사 위원 : 작업하는 것은 못 봤습니다. 어느 의심되는 부분을 해 보게 한다던지 그랬으면 금방 감을 잡을텐데, 거기까지는 생각을 못한거고...]

게다가, 협회는 협력자 부분엔 대해선 아예 확인하지도 않아 출품자들이 하청을 줘서 만든 작품을 출품한다 해도 알길이 없습니다.

[협회 간부 : 그것은 저희가 잘못한 게 틀림없습니다. 난 큰 것 배웠어요. 오늘요. 전부 다 고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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