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명실상부한 국기입니다. 경기력 면에서도 각종 국제대회를 싹쓸이하는 실력이죠. 한국 챔피언이 곧 세계 챔피언이라는 공식이 성립되는 몇 안되는 스포츠 종목입니다.
하지만 실력이 출중해서일까요? 자만심이 강한 걸까요? 한국 태권도를 이끌어가는 대한태권도협회의 숨겨진 모습은 그야말로 복마전이었습니다. 폭력배들이 협회 요직을 점령하는가 하면, 협회장 선거도 폭력과 돈으로 치러지고 있었습니다.
먼저 협회가 창립된 지 40여년만에 지난해 처음 실시된 대한태권도협회장 선거.
지금껏 대한태권도협회 회장직은 김운용 세계태권도연맹 회장을 추대해오다 지난해 1월 처음 선거가 실시됐습니다. 1월에 실시하려했던 선거가 한차례 미뤄진 채, 결국 지난해 2월 실시된 선거에서 현 협회장인 구천서 전 자민련 의원이 당선됐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선거가 그야말로 6-70년대 돈,폭력 선거의 전형이었더군요. 서울지방검찰청은 최근 대한태권도협회 회장 선거와 관련해 구천서 회장을 구속기소했는데요, 검찰이 밝히는 당시 선거상황을 설명드리면 이렇습니다.
당시 태권도 협회 회장 선거에 나선 후보는 구천서 회장과 현 민주당 소속의 모의원이었습니다. 그런데 1월에 예정됐던 선거는 모의원 지지자들이 "선거규정도 없이 어떻게 선거를 치르느냐"며 선거 진행을 방해해, 선거를 2월5일로 연기했습니다.(이 중 주동자는 구속됐습니다)
1차 선거가 무산되자, 이번엔 구회장측에서 반격에 나섰습니다. 구회장은 당시 협회 부회장이었던 한모씨와 이사였던 오모씨에게 각각 2000만원과 500만원을 주고,"전국의 폭력배를 동원해 달라"고 요청했지요. 그러자, 이 사람들은 전국에서 3백여명이 넘는 폭력배들을 동원해 선거당일날 상대방 후보지지자들을 아예 투표장에 들어오지 못하게 만들어버렸습니다. 결과는 구천서 17표, 상대후보 0표로 구회장이 당선됐습니다.
그럼 여기에서 의아한 점이 생기네요. 태권도협회 부회장과 이사가 어떤 사람이길래 전국의 폭력배들을 수백명씩이나 끌어모을 수 있었을까요? 해답은 간단합니다. 대한태권도협회가 이미 폭력계 대부들로 점령이 된 사실을 아신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문제지요.
1996년부터 태권도협회 고문직함을 달고 다니는 이승완씨. 전무이사를 맡고 있는 박모씨. 부회장 한모씨 등은 한국 폭력계의 대부들이라 할 수 있겠죠. 폭력계의 '살아있는 전설들'이 모두 대한태권도협회 간부로 살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들은 태권도협회를 좌지우지하면서 각종 이권에 개입해 돈을 뜯어내고 있었습니다.(이들의 활약상은 잠시후에 다시 올리겠습니다).
또 한가지. 태권도하면 떠오르는 인물인 김운용 세계태권도연맹 회장 얘기를 안할수가 없네요. 다시 검찰의 수사대상에 오르락 내리고 있기 때문이죠. 검찰은 김회장을 출국금지하고, 집, 사무실, 국기원을 압수색하는 등 김회장 뒷조사를 철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개인 비리라는 것 외에 구체적인 혐의는 아직 밝혀지고 있진 않지만, 김운용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이런 일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는 이것 역시 한국 태권도계의 '개망신'이라고 해도 틀린말은 아니겠습니다.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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