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태풍 '매미'는 뭍에 상륙한 뒤에도 세력이 약해지지 않고 동해상으로 빠져나갈 때까지 큰 피해를 남겼습니다.
태풍의 마지막 흔적, 경북 울진 해안의 피해상황을 조재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자정이 조금 넘은 시각, 육지를 떠나기가 섭섭한듯 태풍 '매미'는 마지막 위력을 떨쳐냅니다.
집채만한 파도에 초속 30m가 넘는 강풍과 굵은 장대비. 6시간 반동안 내륙을 지나온 태풍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위세였습니다.
새벽 2시 반, 매미가 동해상으로 빠져나갈 때까지 울진 일대에선 2시간 동안 하늘과 땅이 요동쳤습니다.
산간 도로마다 나무와 흙더미가 무너져 내렸습니다.
명절에 아들 가족이 찾아온 할아버지 댁에 산사태가 덮쳐 1명이 숨지고 9명이 중경상을 입었습니다.
{마을주민 : 119가 와야 어떻게 하지. 손을 못대잖아요. 사람이 마음만 급하지 일을 할 수 있어요?}
9천여 가구의 전기가 끊겼으며 아직까지 천6백여 가구엔 전기가 들어오지 않고 있습니다.
일부 산간마을은 전화와 도로마저 끊겨 완전히 고립됐습니다.
오후 들면서 빠른 속도로 응급복구가 시작됐지만 아직도 상당수 산간도로에서는 차량통행이 통제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