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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에서 본 태풍 피해 현장

<8뉴스>

<앵커>

추석 연휴와 때를 맞춰 온 제 14호 태풍 '매미'가 지난 밤 사이에 영남지방을 관통하고 지나갔습니다. 지금부터 전국의 심각한 피해상황을 화면으로 직접 보면서 확인해 보겠습니다.

먼저 태풍의 경로를 따라가며 헬기로 촬영한 모습을 편상욱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태풍이 몰고온 강풍과 엄청난 빗줄기는 지나는 곳을 온통 물바다로 만들었습니다.

한해 동안 자식처럼 키워 수확을 눈 앞에 둔 벼들도 물 속에 잠겨 버렸습니다.

비닐하우스는 갈갈이 찢긴채 뼈대만 앙상히 물 위에 드러났습니다.

강물이 범람하면서 마을은 마치 바다 가운데 섬 처럼 고립돼 버렸습니다.

긴급대피해 불안한 밤을 꼬박 새운 주민들은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망연자실할 뿐입니다.

초속 수십미터의 강풍에 공사중인 도로 위의 자재들이 농경지로 날아가 흩어졌습니다.

강풍은 고층아파트의 유리창도 날려 버렸습니다. 비바람이 그대로 집안에 들이쳐 주민들은 밤새 공포에 떨었습니다.

분양객들을 끌어 모으던 아파트 모델하우스는 벽과 창문이 모두 떨어져 나가 흉물로 변했습니다.

대구로 올라온 태풍은 공장도 물바다로 만들었습니다. 터파기를 하던 굴삭기와 물건을 나르던 차들이 주인을 잃은 채 멈춰섰습니다.

급작스레 밀려든 물에 빠져나갈 길조차 찾지 못한 주민들은 옥상으로 대피했습니다.

교통수단은 고무보트가 유일합니다. 건축용 합판조각도 보트 대용으로 쓰입니다.

급기야 울진에서 일어난 산사태는 한 가족의 보금자리를 덮쳐 11살짜리 소년을 숨지게 했습니다.

무너진 산자락은 비닐로 덮어놨지만 아직도 아슬아슬하기만 합니다.

태풍은 열차마저 탈선시켰습니다. 산사태가 나면서 흙투성이가 된 기관차가 선로를 벗어난 채 멈춰 섰습니다.

중장비를 동원한 긴급복구반이 구슬땀을 흘리지만 복구작업은 쉽사리 진척되지 않습니다. 중앙선 열차운행은 사고가 난지 13시간 만에야 재개됐습니다.

태풍 '매미'는 동해상으로 빠져 나갔지만 태풍이 지나간 자리마다 할퀸 상처는 깊게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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