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부모 상대 '무리한' 빚 독촉

<앵커>

자녀가 진 신용카드 빚을 부모가 대신 갚을 의무는 없습니다. 그런데도 카드사들이 부모나 가족을 상대로 빚 독촉을 하는 바람에 고통을 호소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습니다.

노흥석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성동구에 사는 김모 씨는 몇 달째 신용카드사 직원들의 빚 독촉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2년 전 직업도 없는 딸이 신용카드를 발급받아서 천만 원의 빚을 지고 제대로 갚지 못한 게 화근이었습니다.

{김모 씨 : (자식이) 부모들하고 짜고 사기를 치지 않았느냐, 형사고발조치 하겠다(이러면서) 집에까지 찾아 와서 빚독촉을 하는데 진짜 그럴 땐 죽겠어요.}

신용카드사들은 빚을 갚지 않으면 자녀가 신용불량자가 된다고 부모들을 압박합니다.

올들어 이 문제로 소비자보호원에서 상담한 부모가 380명이 넘는데 대부분 자녀의 가출같은 가정불화를 호소했습니다.

자녀가 진 카드빚의 절반은 5백만 원 이하지만 천만 원에서 1억 원까지가 3분의 1이 넘고, 1억 원 이상도 2.4%나 됐습니다.

부모들은 자식의 카드빚을 대신 갚을 책임이 있는지를 가장 궁금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이경진 소비자보호원 차장 : 자식이 진 채무에 대해서 부모들이 갚을 의무가 없고요, 카드사들이 부모나 가족에게 빚독촉 하는 것도 법으로 금지돼 있습니다.}

소비자 보호원은 신용카드를 남발하거나 부모나 가족에게 빚독촉을 하는 신용카드사들을 문책하도록 금융감독원에 건의할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