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이웃집 화재 피해 보상 안 해

<앵커>

아파트 아래층에서 난 불이 윗층으로 옮겨붙어 윗집 주민이 큰 피해를 봤습니다. 그러나 한푼도 보상받을 수가 없게 됐다고 합니다.

어떤 사정인지 김용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아파트 9층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습니다. 불은 순식간에 윗층으로 옮겨붙어 베란다와 다용도실을 태워버렸습니다. 벽과 천정은 온통 그을음 자국입니다.

{정기채/윗층 주민 : 가재도구가 없어지고 옷까지 그을려서 입을 수가 없어요. 고작 입을 수 있는 것이 몇 가지 없어요.}

정씨같이 피해를 입은 집은 모두 8가구. 하지만 보상받을 길은 막막합니다.

현행법상 중대 과실로 발생한 화재가 아닌 경우 불이 번지더라도 피해의 책임을 물을 수 없도록 돼 있습니다. 또 고의성이 없다면 중대 과실로 인정되지도 않습니다.

{나경원/변호사 : 일반적으로 연소로 인한 피해에 대해서 화재가 발생한 집의 소유주에게 책임을 묻기는 어렵습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화재 보험이지만, 대부분의 아파트가 건물에 대해서만 보험을 들어 놓아서 가재도구는 보상이 되지 않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인명피해.

{정종규/부상자 가족 : 많이 안정됐는데 아직도 폐가 불편해서 산소호흡기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번 화재로 이웃주민 10명 가까이 다쳤지만 치료비조차 본인이 내야 합니다. 결국 가재도구와 인명 피해 등 항목별로 보험에 드는 것 말고는 별다른 방법이 없는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