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서해교전 1주년, "하늘로 가져간 꿈"

군의관의 글이 주는 잔잔한 감동

<8뉴스>

<앵커>

서해교전이 일어난 지 내일(29일)로 꼭 1년입니다. 당시 군의관으로 복무하면서 부상 장병들을 치료했던 한 의사의 글이 서해교전 1주기를 맞아 잔잔한 감동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테마기획, 김윤수 기자입니다.

<기자>

종합병원에서 심장내과 의사로 일하고 있는 34살 이봉기 씨, 두 달 전 병역을 마치고 3년 동안 입었던 군복을 벗었습니다.

국군 수도통합병원 군의관으로 있던 한 해 전, 그 때만 떠올리면 아직도 가슴이 메어옵니다.

팔 다리가 잘려나간 장병들,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온 전우들의 모습은 어제 일처럼 생생한 기억입니다.

{이봉기/아산병원 심장내과 의사 : 군의관들이 다들 눈이 뒤집어졌었어요. 동생, 새끼같은 애들이 다쳐서 들어오고 죽고 들어오고 그러니까...어떤 경우하고도 비교할 수 없는 경험이었죠.}

이씨는 당시 기억을 글로 옮겼습니다. 이씨의 글은 의료지에서 주관한 문학상에서 상을 받았고 인터넷에도 널리 퍼졌습니다.

전우이자 부하, 또 형제였던 장병들의 희생. 너무도 안타까운 산화의 기억은 글 속에서 고스란히 되살아 났습니다.

{결국 9월 20일 금요일 새벽에 젊은 심장은 마지막 박동을 끝냈다. 이틀 뒤, 가족들의 오열 속에 우리 병원에서 영결식이 거행되고 박 병장은 대전국립묘지에 묻혔다. 충무무공훈장도 수여됐다. 하지만 그는 꿈꿔왔을 나머지 인생을 하늘로 가져가야 했고, 그의 부모님은 아들을 잃었다. 그를 만났던 군의관들의 가슴에도 구멍이 났다.}

먼저 간 사람들에게 빚을 진 심정이라는 이씨. 분주히 병실을 돌며 조금씩 그 빚을 갚아나가고 있습니다.

{이봉기/아산병원 심장내과 의사 : 앞으로 제가 만나 뵐 환자분들에 대해서 더욱 애착과 애정을 가지고 돌봐 드리면 조금이나마 빚을 갚을 수 잊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