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테마기획] "보훈연금으로 장학사업"

6.25때 두 다리 잃고도 평생 학생들 도와

<8뉴스>

<앵커>

테마기획, 오늘(25일)은 6.25 전쟁 중에 두 다리를 잃고 한 평생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헌신해온 한 상이용사의 삶을 소개합니다.

조성원 기자입니다.

<기자>

자그마한 전동 자전거에 불편한 몸을 의지한 채 74살 민병주씨는 오늘도 어김없이 아이들과 아침 인사를 나눕니다.

휴전협정을 눈 앞에 둔 53년 7월, 민씨는 강원도 인제의 한 전투에서 두 다리를 잃었습니다.결혼한 지 꼭 열흘만이었습니다.

{민병주 : 7월이니까, 대구까지 내려가는 동안 푹 썩은 거지. 무릎이 여기 와 있네.}

그로부터 20년 가까이, 거센 세파 속에 온갖 고생을 다했지만 마음속엔 늘,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맙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70년대 초, 가까스로 사업이 자리를 잡을 무렵, 민씨는 전쟁터에서 울부짖던 아이들을 떠올리며 장학사업을 결심했습니다.

장학기금을 만들기 위해 적금을 들었고 매달 받는 200만원의 연금 가운데 절반을 뚝 잘라 어려운 아이들의 학비로 내놓았습니다. 벌써 30년째, 10억이 넘는 돈입니다.

{민병주 : 얘네들이 우리 뒤를 이어갈 사람들인데, 해맑은 아이들한테 투입하는 돈이 뭐가 아까워?}

87년부터는 구청의 부탁으로 어린이집을 맡아서 살림살이를 모두 책임지고 있습니다.


{민병주 : 조국은 귀중한겁니다. 먼저 체험한 사람들 얘기를 귀담아 듣고, 그런 사태가 발생했을 때 대처할 수 있는 능력 배양이 필요합니다.}

젊음과 함께 두 다리를 바쳤던 전쟁. 어느덧 6.25 이야기를 들려줄 마지막 세대가 돼 버렸다며 민씨는 회한의 미소를 짓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