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이화여대가 금혼학칙을 폐지한 뒤 결혼 때문에 학교를 그만둔 사람들의 재입학 신청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는 배움에 대한 열정을 버리지 못하고 50년 만에 재입학을 신청한 70대 할머니도 있습니다.
김용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6.25 이듬해인 1951년, 이화여대 교육학과에 입학한 강영희 할머니는 4학년때 당시 해군 소령이었던 남편을 만났습니다.
미국 연수를 떠나는 남편 재촉으로 그해 10월 결혼식을 올렸지만 금혼학칙 때문에 친구들에게도 알릴 수가 없었습니다.
낡은 흑백 결혼사진 속엔 그래서 친구들이 한 명도 없습니다. 그러나 할머니의 결혼 얘기는 금방 대학 조교의 귀에 들어갔습니다.
{강영희/재입학 신청자 : 비밀 결혼을 해서 결국 들통났던거야. 하하...}
올해 이화여대가 금혼학칙을 폐지하면서 할머니는 재입학의 기회를 얻었습니다. 잃어버린 졸업장을 찾을 기대감으로 벌써부터 설레입니다.
{강영희/재입학 신청자 : 벌써 50년 동안의 한을 푸는 것 같아요. 안그렇겠습니까.}
결혼 때문에 졸업을 못한 사람을 대상으로 이달 말까지 신청을 받는 재입학에 지금까지 13명이 응했습니다. 40대에서 70대까지 연령대도 다양합니다. 할머니, 어머니 같은 선배를 맞게 될 후배들도 반가운 마음입니다.
{강혜연/이화여대 4학년 : 저는 환영이에요. 왜냐면 불공정하게 퇴학을 당했던 분들이기 때문에 환영이에요.}
이화여대는 오는 7월초 재입학 대상자를 확정 발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