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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획] 영정 사진 자원봉사

<8뉴스>

<앵커>

오늘(2일) 테마기획에서는 힘들고 외롭게 사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모처럼 만에 활짝 웃는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한승희 기자입니다.

<기자>

진달래 색으로 곱게 바른 입술에 단정하게 빗어넘긴 머리. 이 한세상 떠날 때 꼭 필요한 영정 사진을 찍기 위해 앉았습니다.

{박종수(67) : 죽은 다음에도 자식들이 또 놓고 보잖아요. 그래서 어차피 찍을꺼면 낫게 찍고 싶어서 새로 입고 왔습니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동안에도 어떻게 하면 사진이 더 잘 나올까, 옷을 갈아 입어 보고, 한복 저고리를 급히 빌려 입기도 합니다.

{김순임(71) : 엊저녁에 잠 못잤어, 이거 찍는다니까 기분이 이상해.}

번듯한 영정사진 한 장 마련하기 어려운 어르신들을 위한 자리입니다.

{김미경 자원봉사 사진작가 : 솔직히 말해서 액자까지 해 드리고 싶어요. 그런데 저도 별로 버는 돈이 없어서...}

공원 다른 쪽에서는 이발 봉사자들의 솜씨 발휘가 한창입니다.

{동그랗게 해서 학생처럼 높이 잘라주세요.}

{예쁘게 해드릴께요.}

20여년 홀로 살아온 할머니는 며느리 같은 미용사의 다정한 말씨가 더욱 고맙습니다.

{유종례(70) : 좋았죠, 이런 때 같은면 이런 날도 있구나 하고...}

{김덕주 자원봉사 미용사 : 할머니를 엄마같은 맘으로 해드리고, 또 이렇게 해드리니까 즐거워하시잖아요.}

화창한 5월의 날씨 만큼이나 따뜻한 마음의 자원봉사자들이 마련한 자리. 찾아오는 자식도 없이 외로운 동네 어르신 백여 명은 모처럼 함박 웃음을 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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