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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획] 백수 앞둔 최고령 시계 장인

<8뉴스>

<앵커>

백세를 바라보는 할아버지가 좁쌀만한 시계 부품을 다루며 여전히 작업장을 지키고 있습니다. 70년 넘게 시계를 고쳐온 이 할아버지는 얼마전에는 기능대회에 나가 우승까지 차지했습니다.

테마기획 임상범 기자입니다.

<기자>

올해 아흔 셋인 이원삼 할아버지는 오늘(29일)도 아침밥 한 공기를 거뜬히 비우고 일찌감치 집을 나섭니다.

경기도 성남 집에서 서울 남대문까지 매일 한시간 반의 지하철 출퇴근. 작업실에는 벌써 손님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원삼 할아버지 : (혹시 고칠 수 있을까 해서...) 이거 고치는 값이면 새거 사요. 사는게 나아요.}

아무리 시계 장인이라도 고물시계 앞에는 난감합니다. 곧바로 어제부터 매달려온 부품수리를 시작합니다.

{이원삼 할아버지 : 시계 이빨이 잘못돼 가지고, 이빨에 광택을 내려고 해요.}

큰 글씨 조차 보기 힘든 나이지만 좁쌀보다 작은 부품을 다루는 할아버지의 솜씨는 여전합니다.

{이원삼 할아버지 : 1.5mm 이 정도는 뭐 괜찮아요.}

공구와 부속도 대부분 직접 만들었습니다. 시계를 만지기 시작한 지가 벌써 75년째.

{이원삼 할아버지 : 시계방에서 시계수리하는 걸 보니 참 깨끗하고 좋아. 내가 저걸 배워야되겠다 그래가지고 시작을 했는데...}

태엽시계가 유행하던 때가 호시절이었지만 디지탈 시계가 등장하면서 일감도 줄었습니다. 요즘은 수리업체가 포기한 ´중증시계´가 주 일감입니다.

할아버지는 얼마 전 기능대회에 참가해 후배들을 제치고 우승까지 차지했습니다. 젊은이들에게 장인의 참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이원삼 할아버지 : 모든 게 다 그래요. 사람이 자기 하는 직업에 충실하면 아마 나와같은 길이 보이리라 생각해요.}

전 같지 않은 건강에 신경이 쓰이긴 하지만 일에 대한 열정이 있기에 노 장인의 인생 시계는 오늘도 힘차게 돌아갑니다.

{이원삼 할아버지 : 눈이 뵈고 손이 안 떨릴 때까지는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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