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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획] 한손으로 쌓아올린 7층탑

<8뉴스>

<앵커>

한손 밖에 쓰지 못하는 장애인이 깡통고리 13만개를 쌓아 5년만에 2미터가 넘는 7층탑을 만들었습니다. 귀중한 문화유산이 제대로 알려지지 못하고 있는게 안타까왔다고 합니다.

테마기획, 이용식 기자입니다.

<기자>

깡통 손잡이 고리를 두들겨 펴는 이재호씨. 평평하게 다듬어 탑 모형의 재료로 만듭니다.

{이재호(41)/충북 충주시 호암동 : 납작하게 두드려야해요. 그래야 쌓기가 편해요.}

사고로 오른팔을 잃어 왼손잡이가 된지 16년. 양손 작업에 비해 힘이 몇배로 들고 속도도 더딥니다.

{이재호 : 양손을 쓰면 실리콘을 쏘면서 바로 붙여 작업이 빠른데요. 실리콘 쏘고 하나 붙이고 하니까 작업시간이 배가 걸립니다.}

탑 한층 쌓는데 깡통 고리만 만5천개, 5개월 가량 걸립니다. 시내와 유원지, 상가를 돌아 다니며 깡통고리 수집하는 일도 쉽지 않습니다.

{이재호 : 가져다 팔아먹는 걸로 오해받기도 했어요.}

작업 5년만에 완성한 7층짜리 석탑 모형입니다. 높이 2미터 30센티미터. 켜켜이 쌓아올린 깡통고리가 무려 13만개. 순간 접착제만 50만원 어치가 들어갔습니다.

이씨가 6분의 1 크기로 본뜬 것은 바로 국보6호 중원 탑평리 7층석탑입니다. 통일신라때 만들어진 고향 충주의 값진 보물이 제대로 평가받기는 커녕, 잘 알려지지도 않은 점이 늘 안타까왔습니다.

{이재호 : 사람들한테 알려지지 않았어요. 이걸 만들어서 충주에 이런 국보 6호가 있다는 것을 알릴려고 만들었습니다.}

중장비 부품 조립공이던 이씨는 눈썰미를 타고나 설계도면도 없이 눈대중으로 만들었습니다.

{이재호 : 태극기 라든가 첨성대,광화문,다보탑 같은것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남들이 뭐라 하든, 장애가 있건 없건, 공예가가 되어 문화유산들을 알리고 싶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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