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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팔과 가족 잃은 소년, "해방의 의미는?"

<8뉴스>

<앵커>

미국이 내세운 이번 전쟁의 명분 가운데 하나는 "이라크 국민들의 해방" 이었습니다. 하지만 폭격으로 가족을 잃고 장애를 짊어지게 된 이라크인들은 미국이 말하는 해방이 무엇인지 여전히 이해하지 못합니다.

남정민 기자입니다.

<기자>

바그다드에 대한 미영 연합군의 집중 폭격이 계속되던 지난달 말, 바그다드 주택가에 폭탄이 떨어지면서 12살 이스마일 군은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두 팔을 잃은 것은 물론 온몸에는 심한 화상까지 입었습니다. 폭격은 이스마일군의 가족 9명의 생명마저도 모두 빼앗아 갔습니다.

{알리/이라크 소년 : 모두 집에서 자고 있었어요. 갑자기 미사일이 날아와서 내 팔과 가족들을 다 잃었어요. 엄마는 임신5개월째였는데...}

수시로 엄습하는 아픔. 하지만 알리는 극심한 고통 뿐 아니라 그리움이나 고독과도 싸워야 합니다.

{알리/이라크 소년 : 팔을 되찾고 싶어요. 형제들도 보고 어요.}

눈물이 솟아오르지만 스스로 닦을 수도 없습니다.

영국에서는 알리를 런던으로 후송해 치료를 해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인도의 한 왕족은 한 쌍의 의수를 기증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어떤 도움도 전쟁이 할퀴고 간 12살 어린 소년의 마음을 아물게 해 줄 수는 없습니다.

군 장교의 꿈을 지녔던 알리, 전쟁의 상처를 온 몸으로 겪고 난 소년의 눈망울 속에는 세상에 대한 원망만 가득합니다.

{알리/이라크 소년 : 이것이 해방인가요? 가족들을 죽이는 것이 해방시켜 주는 방법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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