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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획] 구두방에서 지압 봉사

<8뉴스>

<앵커>

망가진 신발보다 사람들의 아픈 데를 먼저 손봐주는 구두 수선공이 있습니다.

테마기획, 한승희 기자입니다.

<기자>

작은 구두수선소 앞에 서투른 글씨의 안내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다리에 쥐나는 사람은 찾아달라´는 문구가 구두 수선과는 상관이 없어 보입니다.

구두 고치러 왔다가 떡본 김에 제사를 지내게 됐습니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쑤시는 다리를 내맡깁니다.

{박안수 서울 상암동 : 신발 고치려고 왔는데, 잘 본다고 그래서 아픈 데 만져주시는데 시원하네요.}

인근 신문가판대 아주머니는 단골이 됐습니다.

{엄지순 서울 신림동 : 매일 이렇게 해줬으면 좋겠다구요...}

올해 62살의 최만주씨는 2년째 구두수선과 함께 무료로 지압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최만주 구두수선 : 아픈 분들이 돈이 없으면 치료를 못해요. 어떻게 내가 저 양반들 조금이라도 덜 아프게 해 줄 방법이 없을까...}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던 최씨는 십여년 전부터 지압과 스포츠 마사지를 배워 자격증을 땄습니다.

정년 퇴직을 하면 봉사하며 살겠다던 꿈을 이제 작은 구두수선실 안에서 실천합니다. 오가는 사람들의 아픔을 덜어주는게 여간 기쁘지 않습니다.

{다리 아파서 잠을 못 잤는데, 낫다고, 고맙다고 할 때, 그 때 참 좋고요.}

검은 구두약이 깊게 밴 손으로 정성스레 지압을 하는 최만주씨. ´불초소생을 찾아달라´는 안내판의 문구에서부터 자신을 낮추고 남을 도우려는 따뜻한 마음이 배어납니다.

{제가 모자란 사람이죠, 모자란 사람일지언정 다른 분한테 조금만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주고 싶어서 그렇게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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