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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영군 전략 차질 분석

<8뉴스>

<앵커>

전쟁이 시작된지 일주일이 됐습니다만 그간의 상황을 종합해보면 미국의 충격과 공포작전은 단지 미국의 희망사항에 불과했습니다. 지나치게 낙관적은 자체판단에 심취해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지적입니다.

사이버 스튜디오에서 박병일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기자>

미국은 당초 작전명 그대로 대규모 병력 집결과 지속적인 융단 폭격으로 이라크에 '충격과 공포'를 심어주면 자연히 후세인 망명 내지는 무정부 상태가 뒤따를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위험한 시가전 보다는 거점 지역 봉쇄를 통해서 내부 반란이나 집단 투항을 유도한다는 전략이었습니다. 그러나, 너무 낙관적인 전망이었습니다.

대규모 폭격이 이어질수록 이라크의 내부 결속과 항전 의지는 견고해졌고, 주변 아랍국가들의 반전 열기도 거세지면서 미국에 부담으로 되돌아오고 있습니다.

전술적으로도 적잖은 문제를 드러냈습니다. 미국은 지금까지 특수부대 중심의 선발대가 바그다드 진격에 속도를 높이는 동안 후발 본진이 거점 도시를 장악해 가면서 보급로를 확보하는 작전을 폈습니다.

하지만, 이라크 군은 특수부대 중심의 선발대는 그냥 통과시키고 거점 도시를 진지 삼아 후발 본진의 발목을 잡는 전술로 맞섰습니다. 결국 본진의 진격이 지연되면서 선발대까지의 보급선은 수백킬로미터로 늘어졌습니다.

승산없는 정면대결을 피하고 후방을 치고 빠지는 이라크 군의 게릴라 전술에 연합군은 크게 당혹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라크측은 걸프전 당시 중화기를 한곳에 집중 배치했다가 융단 폭격으로 모두 잃었던 경험을 살려 이번엔 철저히 분산 배치해 놨습니다.

또, 통신이 마비될 것에 대비해 이라크를 4대 군사 지역으로 나눠서 지역별로 작전 자율권도 부여했습니다. 후세인의 지휘 없이는 오합지졸이 될 것이라는 연합군의 판단이 어긋난 것입니다.

여기에 첨단 장비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모래폭풍과 민간인이나 자국군 피해가 늘수록 반전 여론이 거세진다는 점도 연합군에게는 큰 부담입니다.

눈 앞에 다가온 바그다드 시가전에서 연합군이 승리한다고 해도 전쟁이 곧바로 끝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그래서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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