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전국 지하철, 비상 시설은 취약

<8뉴스>

<앵커>

지하철역 구내에 비상 시설물이 제 구실을 못한 것도 이번 참사의 큰 원인입니다. 사정은 전국 대부분 지하철이 마찬가지입니다.

지하철의 취약한 비상 대피시설, 이민주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이번 참사의 가장 치명적인 원인인 유독가스. 순식간에 마구 뿜어져 나오는 유독가스는 통로를 따라 움직이며 대피 승객들을 질식시켰습니다. 환기 장치가 턱없이 모자란 탓입니다.

서울의 한 지하철 역.

{기자 : 여기는 환기구가 몇 개가 있습니까?}
{지하철 직원 : 여기 환기구가 4개요.}

이 역은 서울에서도 꽤 큰 편에 속하지만 환기구 수는 어제(18일) 참사가 일어났던 대구 중앙로역보다 오히려 한 개가 적습니다. 시커먼 유독가스로 가득찬 지하철 역에선 비상등도 제 기능을 하지 못했습니다.

{사고 지하철 승객 : 비상구도 안 보이고 그래서 앞사람만 따라 나왔거든요.}

소방 규정에는 비상등이 30미터 떨어진 곳에서 보이면 된다고 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의 비상등은 짙은 유독가스와 정전으로 암흑천지가 된 사고현장에서는 무용지물입니다.

{지봉기/구로소방서 안전팀장: 스티커식으로 화살표로 발광표시를 해가지고 붙여놓으면 유사시에 효과적으로 많이 사람들이 빠져나갈 수 있을 것으로...}

승강장에 스프링클러가 없는 점도 화재시 초기 진화를 어렵게 합니다. 복잡하고 미로같은 역사 내부 구조는 유사시 노약자나 장애인들을 갈팡질팡하게 만듭니다.

{정계순/노인 : 문을 열 줄을 알어, 나가는 곳을 아나, 꼼짝없이 죽어야돼.}

취약한 시설도 문제지만 역무원의 열악한 근무여건 역시 지하철을 안전 사각지대로 몰고 있습니다.

{서울 지하철 역무원 : 만일 여기서 불나면 갈 수 있는 인원이 누가 돈들고 가건 말건 놔두고 내려가는 인원이 5명이에요. 5명이 뭐하겠어요. 다 같이 타죽을 수밖에...}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