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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이는 복권' 배포...투명관리 우려

<8뉴스>

<앵커>

최근 불고 있는 복권 열풍속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한 기업이 홍보전략으로 복권을 나눠줬는데, 긁지 않고도 당첨 여부를 알 수 있는 말 그대로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복권이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당첨 복권을 얼마든지 빼돌릴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기동취재 2000 허윤석 기자입니다.

<기자>

설 연휴기간에 한 고속도로 요금소에서 거저 나눠준 즉석복권입니다.

승용차 2대에 김치냉장고 30대 등 상품도 푸짐합니다.

하지만 부푼 기대도 잠시, 햇빛에 비춰보면 은박속의 글자들이 확연히 드러나 긁어보지 않더라도 당첨인지 아닌지, 금방 알 수 있습니다.

기대했던 만큼 배신감도 큽니다.

{복권수령인: 속이 다 들여다보인다는 것은 복권이라 할 수 있겠어요.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죠.}

{복권수령인 : 안이 보이니까 (복권)운영본부에 전화했는데, 내 복권만 잘못됐다고 그럴 리가 없다고 했어요.}

이 복권은 지난해 12월 천안-논산 고속도로를 지나는 차량마다 1장씩, 모두 20만장이 배포됐습니다.

비싼 통행료 탓에 외면하는 이용자들을 복권으로 끌어보려고 한 것입니다. 행사 광고에도 3억원이나 쏟아부었지만, 정작 복권 제작, 관리는 엉망이었습니다.

{복권 홍보대행업체 직원 : 최종 20만부 나온 후 (글자가) 보이지 않나 했는데, 납품을 해야 하는 상태였어요.}

복권 열풍속에 업체들이 너도나도 자체 복권을 만들어 뿌리지만 대개가 이런 '속보이는 복권'입니다.

{인쇄업체 직원 : 은박 회색잉크를 얇게 써서 그럴 수 있죠. (기업 제작 복권은) 일반적으로 다 그런 식이죠.}

공짜복권이라고는 하지만 과연 투명하게 관리되고 있는지 의문마저 제기됩니다. 배포 담당자가 마음만 먹으면 당첨 복권을 얼마든지 빼돌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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