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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획] 어머니가 20명인 경찰관

<8뉴스>

<앵커>

오늘(12일) 테마기획에서는 홀로 사는 할머니들을 친어머니처럼 돌보아 온 한 경찰관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유성재 기자입니다.

<기자>

정성스레 생일 음식을 준비하고 축하 노래를 부르는 이 사람.

"꽃은 뭐하러 사왔어."
"오늘 생신인데...우리 어머니.."

스스럼 없이 어머니라 부르지만 할머니의 아들은 아닙니다.

노원 경찰서 하계 파출소에 근무하는 46살 박종규 경사. 박 경사는 임대 아파트에 홀로 사는 할머니 스무 명을 묵묵히 돌봐왔습니다.

{전수복 할머니(86)}
"어머니...하고 들어와서는 아들이예요...하는데 반갑더라구요."

근무가 없는 날이면 할머니들의 아들 노릇을 한 지 벌써 3년. 다리가 불편한 할머니에게는 안마를 해 드리고, 생활에 필요한 물건도 알뜰히 챙깁니다.

바쁜 근무 중에도 잠시 짬을 내 할머니들의 은행일을 대신 처리하는 것도 그의 몫입니다. 외롭기만 했던 할머니들에게 박 경사는 혈육보다 더 가까운 사람입니다.

올해 아흔 살인 공옥연 할머니는 작고한 남편이 뒤늦게 지난 2000년 독립 유공자로 지정되면서 생활의 안정을 찾았습니다.

박 경사가 필요한 서류를 꼼꼼히 챙겨 줬기 때문입니다.

{공옥연 할머니(90)}
"처음엔 몰라서 안하려고 했는데 보훈청에서 자꾸 전화가 와. 그러다가 이 아들이 와서 사진이고 뭐고 싹 처리해줬지..."

박 경사는 지금 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따뜻해지면 할머니들을 모시고 시내 구경을 가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박종규 경사/노원경찰서 하계2 파출소}
"할머니들이 몸이 불편해서 바깥세상을 구경 못해요. 3월에 서울 시내라도 구경시켜 드리려구요. 잘 될려나 모르겠지만 꼭 하고싶어요"

박 경사와 스무 명의 어머니들 마음 속에는 따뜻한 봄이 벌써 저만큼 다가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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