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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재민 지원품 외면...예산만 낭비

<앵커>

아직까지도 컨테이너에서 생활하고 있는 강원도 수재민들에게 추위를 막을 수 있는 보온자재가 지원됐습니다. 그런데 추위를 막기는 커녕 고통만 더 해 줬다고 합니다.

조재근 기자가 왜 그런지 취재했습니다.

<기자>

수재민 20여가구가 사는 강릉시 장덕마을, 한 무더기의 보온 자재가 눈에 덮인채 쌓여 있습니다. 접착식인 이 보온재는 컨테이너 벽면에 붙여 추위를 막으라며 강릉시가 공급했습니다.

그러나 한달이 지나도록 전혀 사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본드 냄새 때문입니다.

{백귀현/수재민}
"우리가 못하는 게 미안하지만... 냄새가 나 골이 아파 못하잖아요. 여기 한 집이 했다가 뜯었어요."

애초부터 좁은 컨테이너에는 적합하지 않았지만 강릉시는 시공이 편리하다며 이 자재를 선택했습니다.

{강릉시청 관계자}
"냄새가 나서 안 붙이는 걸로 (마을에선) 그런 얘기가 돌아서 빨리 붙이라고 했는데... 휘발성이기 때문에 하루 정도 지나면 다 날라간다고요."

그러나 냄새도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추운 것 보다는 낫겠다는 생각에 보온재를 붙였다는 방관식씨, 환풍기를 틀고 창문까지 열어놨지만 냄새는 20일이 지난 지금까지 가시지 않습니다.

{기자}
"냄새는 잘 맡으세요?"

{방관식/수재민}
"냄새 구분이 안된다니까요. 지금도 그래요. 화장실 가면 화장실 냄새하고 본드 냄새하고 다 똑같이 느껴져요."

강원도 동해안일대 수재민에게 공급된 보온자재는 9백여세 대에 2억 4천만원 어치, 예산은 예산대로 쓰면서 수재민의 고통은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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