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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획]사랑의 벽화로 꾸며진 사육실

<8뉴스>

<앵커>

얼마전부터 서울대공원의 동물 사육사에는 아름다운 벽화가 등장했습니다.

테마기획 김용욱 기자입니다.

<기자>

어미가 버린 새끼 동물들이 자라는 인공 포육실입니다. 벽화를 그리고 있는 사람들은 화가 한용씨와 미대생 이소영씨.

{한용/화가}
"어짜피 이쪽 배경에는 나무가 가려지니까 이렇게..."

그리기 시작한지 열 사흘째. 삭막했던 사육실 벽에 나무와 풀이 자라나 푸른 숲으로 변했습니다.

{한용/화가}
"될 수 있으면 한국지형.., 시베리아 호랑이라고 그러더라구요. 한국지형으로 숲같은 걸 그려주려구요."

두 사람이 이 곳에 벽화를 그리겠다고 생각한 것은 방송을 통해 동물들의 겨울나기를 보고 나서입니다.

{이소영/중앙대학교 미술학과}
"벽이 회색이고 별로 안좋더라구요, 그래서 우리들 사는데도, 사람들도 인테리어에 신경쓰는데, 동물들한테도 그림이라도 그려주면 좋겠다 싶었어요."

그동안 동물들과도 친해졌습니다. 어린 만또 원숭이 바바는 소영씨에게서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이소영/미대생}
"가만히 있어."

{한용/화가}
"이제 그만 떨어져."

벽에 그려진 원숭이를 진짜 친구로 착각한 듯 바바가 나무 그림 위에 매달려 장난을 칩니다. 태어난지 보름밖에 안된 아기 재규어도 나들이를 왔습니다.

{한용/화가}
"이쁘게 그려줄께."

{사육사}
"부탁해요, 그래.부탁해요."

{한효동/서울대공원 사육사}
"프로 이상으로 잘 그려가지고 만일 새끼들이 들어가면 좋아할 것 같고 생동감을 느낄 것 같고, 초지조성해 놓은 것같지 않습니까? 그래가지고 아주 흐믓해요."

두사람이 벽화 그리기에 나선 것은 4년전부터. 벽화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학교와 사회복지시설들의의 벽을 아름답게 꾸며왔습니다.

{한용/화가}
"오히려 이게 더 남는다고 생각해요. 몇 푼 더 버는 것보다 이런 공간에다가 그림도 그리고 좀도 의미있는 일인 것 같아요."

사랑을 믿는 붓끝에서 회색빛 벽은 살아있는 대지로 살아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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