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UN 출범 기념일인 오늘(24일), 우리에게 기분 좋은 소식이 하나 있습니다. UN 다국적군의 일원으로 동티모르에 파견된 우리 상록수 부대가 말라이 무띤, ´다국적군의 왕´이라는 별칭을 얻게 됐다는 소식입니다.
동티모르 현지에서, 최선호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상록수 부대가 관할하고 있는 동티모르 오쿠시. 경기도 김포시 정도 크기로, 본토와 떨어져 섬처럼 고립된 곳입니다.
제대로 된 국경선도 없습니다. 불과 200M 앞에 인도네시아 군초소와 마주 하는 동티모르 최전선입니다.
숨막히는 긴장 속에 삼엄한 수색 정찰이 계속됩니다. 그러나 국경지역을 조금만 벗어나면 긴장감은 눈 녹듯이 사라집니다.
마치 오랜 친구를 대하듯, 부대원과 주민들은 스스럼없이 어울립니다. 산간 마을에서, 또 부대로 돌아오는 길에서, 주민들의 신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오쿠시의 시립 묘지격인 투민 묘지. 내전이 끝난 뒤 우리 군이 조성한 성지입니다. 방치돼 있던 돌무덤을 맨손으로 옮기면서 주민들의 아픔을 감싸 안았습니다.
{최종철 대령/상록수부대 6진 단장}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고 여기에 우리 한국의 우수성을 접목시켜서 세계에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오쿠시 주둔 열달 만에 주민들은 상록수 부대에 ´말라이 무띤´, 다국적군의 왕이란 칭호를 줬습니다.
{톨란/현지인}
"한국군 최고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차별없이 주민 모두와 친구처럼 지낸다."
임무를 마치고 드디어 고향 가는 날. 공항에는 주민들이 하나 둘 씩 모여듭니다. 정성을 다했고, 또 기꺼이 마음을 열었기에, 헤어짐은 진한 아쉬움으로 다가옵니다.
상록수 부대원 440명은 오랜 내전으로 찢겨진 땅에 평화를 심고 떠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