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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취재] 농촌지역 버려진 찜질방

<8뉴스>

<앵커>

농민들이 일하고 나서 피로를 풀 수 있도록 정부가 농촌 지역에 찜질방을 설치해 주고 있습니다. 의도는 그럴 듯한데 문제는 제대로 운영되는 곳이 많지 않다는 겁니다.

졸속 행정에 예산만 낭비되고 있는 현장을 기동취재 2000, 이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평택 한 농촌마을에 설치된 찜질방입니다. 바닥은 냉랭하고, 곰팡이까지 피었습니다. 스며든 빗물에 벽지 곳곳이 썩었습니다.

{윤옥자/마을주민}
"이렇게 일하고 나서 찜질하면 정말 좋겠죠. 그런데 그럴 수 있는 형편이 안되니까 아쉽지."

경기도 여주의 또 다른 찜질방입니다. 이 곳은 전기 찜질기까지 들여 놨습니다.

이 건강관리실은 지난 97년 이 찜질기계를 들여왔지만 비싼 연료비 때문에 일주일에 두, 세명만이 이용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96년부터 전국 4백 80여개 읍면에 찜질 시설을 설치했습니다. 한곳에 많게는 5천만원씩, 2백 70억여원의 예산이 들었습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아예 가동되지 않거나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시설 운영비. 대부분 기름보일러를 쓰다 보니 한달 연료비만 수백만원이나 듭니다. 기름값을 마을 경비로 충당해야 하는 주민들로서는 시설사용을 망설일 수 밖에 없습니다.

{서귀임/마을주민}
"찜질은 하고 싶은데 기름값이 워낙 많이 드니까 못하는 것입니다."

농촌진흥청은 기름값 타령만 합니다.

{농촌진흥청 직원}
"기름보일러가 싸고 편리하니까.. 그런데 기름값이 올라버리니까 문제가 된거죠."

오히려 내년에 찜질방 120곳을 더 설치한다는 계획으로 예산까지 확보해 놨습니다. 설치에만 급급한 행정 편의주의 속에 수백억원의 세금이 낭비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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