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인터넷 채팅을 즐기는 주부들이 늘고 있습니다. 남편은 자기 얘기를 잘 들어주지 않는데 채팅을 하면 잘 들어준다는 이유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채팅 중독에 빠져 가정 파괴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집중취재 임상범 기자입니다.
<기자>
주부 최 모 씨는 올해 초 남편과 별거에 들어간 뒤 처음 인터넷 채팅을 접했습니다. 외롭다 보니 어느새 단골 접속자가 돼 버렸고, 말이 통하는 남자를 만나면서 급속도로 빠져 들었습니다.
그러기를 몇 주, 만나자며 졸라대는 남자의 요구에 응한 게 화근이었습니다. 이 남자는 반강제적으로 성관계를 갖고는 이를 폭로하겠다며 돈을 요구했습니다.
{최 모씨/5년차 주부}
"내 얘기를 한번 해주면 한마디라도 친절하게 귀를 기울여 준다는 거죠. 남편들이 그렇게 해줘요? 그거에 빠지는 거예요."
이런 식으로 이 남자에게 농락당한 주부들이 30명이 넘습니다.
{홍 모씨/피의자}
"아무래도 자기들하고 얘기가 잘 통하니까 편해졌겠죠. 맘 먹고 시도한다면 세명 중에 한 명은 어렵지 않다고 봅니다. 짧게는 하루 이틀이면..."
이렇게 주부들의 채팅중독은 종종 가정 파괴로까지 이어집니다. 지난 달에는 한 경찰관이 채팅에 빠져 가출한 아내를 원망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습니다.
한 조사 결과 가정 불화 상담 의뢰 가운데 20%가 아내의 채팅중독 고민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그 아내들 가운데 40%는 상대 남자와 불륜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황상민 교수/연세대 심리학과}
"사이버가 아닌 현실 속에서 대화 상대를 찾아야 합니다. 아내들의 경우는 특히 남편과 대화를 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남편과 가족들도 가정의 중추인 주부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보다 많은 관심과 사랑을 표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