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테마기획]영정사진 찍는 경찰관

<8뉴스>

<앵커>

혼자 사는 노인들의 영정사진을 찍어주는 현직 경찰관이 있습니다. 외로운 노인들에게는 마지막 선물이 될 지도 모릅니다.

테마기획, 이병희 기자입니다.

<기자>

오랜만에 멋을 낸 할아버지들. 사진기 앞에서 쑥쓰러운 지 멋쩍은 표정입니다.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은 사진사가 아니라 현직 경찰관입니다. 도봉경찰서에 근무하는 신동엽 경사는 올해로 6년째 혼자 사는 노인들의 영정사진을 찍어 주고 있습니다.

오늘(29일)은 상계동에 사는 안용준 할아버지 사진을 찍는 날. 올해 여든 다섯인 안 할아버지는 한 시간 전부터 사진 찍을 준비에 분주합니다.

특별할 것도 없는 장비에, 플라스틱 의자 2개. 뒷 배경은 나무 몇 그루가 전부지만 할아버지는 고맙기만 합니다.

{안용준/서울 상계동}
"사진을 찍어 줄 사람이 없었는데 이렇게 아니면 누가 찍어주겠어요."

5년 전 겨울, 파출소 근무 당시 돌봐주던 한 할머니의 죽음이 계기가 됐습니다.

{신동엽 경사/도봉경찰서 상계파출소}
"5년 전에 혼자 사는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영정사진이 너무 초라해서 그때 부터 찍기 시작했습니다."

그날 이후 근무가 없는 날이면 독거 노인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찍은 사진은 직접 액자에 넣어 전달합니다.

{문주식/서울 방학동}
"실물보다 잘 나왔네요"

{신동엽 경사}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사진보고 좋아하시면, 그게 보람이죠."

이렇게 찍은 영정 사진이 벌써 5백장. 한 경찰관의 이웃사랑이 쓸쓸히 여생을 준비하는 노인들에게 영원한 선물을 전하고 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