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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획] 송편에 아이들 사랑 쏙쏙

<8뉴스>

<앵커>

홀로 사는 노인들은 명절이면 더욱 외로워지기 마련입니다. 한 유치원의 꼬마들이 직접 빚은 송편으로 이런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얼굴에 오랫만에 웃음을 드렸습니다.

테마기획, 한승희 기자입니다.

<기자>

한창 떼쓰고 칭얼댈 나이의 아이들이지만 오늘(19일)은 사뭇 진지합니다. 정성스레 쌀반죽을 동그랗게 빚습니다.

조심스레 깨고물을 넣고, 고사리 손으로 야무지게 다물면 도톰하게 먹기좋은 하얀 떡이 됩니다.

"송편 만들어요."

"만들어서 할아버지, 할머니 줄라구요."

솔잎을 깐 솥에서 모락모락 김을 내며 잘 익은 송편은 모두 혼자 사시는 노인들께 드릴 선물입니다.

"할머니! 송편 가져왔어요."

고운 한복을 차려 입은 어린 손님을 할머니는 함박 웃음으로 맞습니다. 아이들의 정성이 담긴 송편은 할머니 입에서 향긋한 솔향으로 번집니다.

{양근남}
"맛있네, 쫄깃쫄깃한 게."

할머니가 좋아하는 노래라며 재롱을 피우는 아이.

자식이 없어 손주의 재롱을 몰랐던 할머니는 눈을 떼지 못합니다.

좁은 집에 모처럼 따스한 기운이 감돌자 홀로 사는 자신의 처지가 더욱 서럽습니다.

{이점례}
"영감 있을때는 호강하고 귀염받고 살았지만 지금은 아무도 없잖아, 혼자 외롭게 있으니.. 맨날 슬픈거지..뭐"

그러나 눈물 짓는 할머니에게 송편을 건네주고, 약해진 뼈 마디를 주물러주는 어린 손길 덕분에, 할머니는 오늘 행복합니다.

"이런 호강이 어딨어? 이렇게 여지껏 못 당해 봤는데."

유치원 아이들 삼십여 명의 사랑이 담긴 고소한 송편.

이 송편은 노인 혼자사는 80여 가구에 전달돼 쓸쓸한 한가위를 따스하게 채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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