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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어가는 논, 일손 모자라 방치

<8뉴스>

<앵커>

지금까지는 수해 복구 작업이 주로 가장 급한 주택이나 도로 등에 집중돼 있었습니다. 논에까지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습니다만 태풍으로 쓰러진 벼들이 지금 썩어가고 있습니다.

이용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논바닥은 온통 주저앉은 벼이삭들로 가득합니다. 쓰러진 볏잎은 누렇게 썩어가고 있습니다. 태풍에 쓰러진지 벌써 일주일, 볍씨에선 싹이 돋았습니다.

집과 과수원을 치우느라 정신을 못차리던 농민들이 뒤늦게 논으로 달려왔습니다.

{안종례/수재민}
"포도밭에 너무 물이차서 그걸 손질하느라고 여기 올시간이 없어...이제 일주일 만에 나오는 거에요."

벼를 세워 보지만 희망도 없습니다.

{권채희/수재민}
"현재 이렇게 일으켜 세운다 해도 50%도 알이 안 들어가요."

흙탕물이 빠진 논은 쓰레기장이 됐습니다. 폐타이어와 부탄가스통, 온갖 쓰레기가 벼이삭을 깔아 뭉갰습니다.

{육명자/수재민}
"하나도 못건지지... 어떻게 건지겠어. 이것은 수확하고 나머지는 거둬서 태워야지..."

태풍이 휩쓸고 가면서 이처럼 논바닥에 쓰러져 누운 벼이삭들은 이곳 영동에서만 150만평이나 됩니다. 복구의 손길이 미치지 못해 아직도 절반 이상이 방치되고 있습니다.

오염된 벼와 쓰레기를 당장 치우지 않으면 올 농사는 물론 내년 농사까지 망치게 됩니다. 일손이 없어 썩어가는 논바닥을 바라 보며 농민들은 발만 구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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