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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 과수원, 진흙뻘에다 쓰레기더미

<8뉴스>

<앵커>

충북 영동의 과수원들은 온통 쓰레기장이 되버렸습니다. 정성껏 가꾼 과일들이지만 성한 것을 찾기 힘든 지경입니다.

이용식 기자입니다.

<기자>

홍수에 떠내려온 냉장고와 주방용품. 온갖 잡동사니로 어수선한 이곳은 쓰레기장이 아닙니다. 충북 영동의 한 포도밭입니다.

인근 포도밭도 대부분 물에 쓸려나갔거나 진흙밭으로 변했습니다. 이처럼 진흙밭이된 포도밭은 충북 영동군에서만 무려 20만평이 넘습니다.

싱그럽게 자라던 포도나무들이 폭삭 주저앉았습니다. 어른키만한 포도나무들이 흙더미에 파묻혔습니다. 드문드문 보이는 포도송이는 탐스럽게 자라 출하를 기다리던 것들입니다.

{박승근/수재민}
"하늘이 원망스럽고 농사짓고싶은 생각이 전혀없어요, 환멸을 느낍니다.농사져야 겨우 먹고 사는건데..."

포도 한, 두송이라도 건지려고 진흙밭을 뒤지는 농민들의 손길이 안타깝습니다.

물에 잠겼던 배나무밭, 주렁주렁 달렸던 배들은 이미 쓰레기에 뒤엉켰습니다. 배에 씌웠던 종이 봉지에는 흙먼지가 가득찼고 성한 배는 하나도 없습니다.

{남곤우/수재민}
"내가 이걸로 용돈을 해 쓰거든요, 자식들이 IMF때 직장이 떨어져서 사는게 참 곤란해요."

집까지 물에 잠겨 당장 지낼곳도 없는 농민들은 오늘(4일)도 하릴없이 과수원 근처를 서성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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