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앞서 사병들의 증언도 있었지만 우리 해군은 북한이 북방 한계선을 침범했을 때 임의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교전 규칙에 따라 행동하게 돼 있습니다. 어제(29일)도 이 규칙을 따르다가 결과적으로 선제 공격을 당했는데, 이 때문에 군이 교전 규칙 개정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주형 기자입니다.
<기자>
어제 우리 해군은 중무장한 채 북방 한계선을 넘어온 북한 경비정들의 선제공격에 피격됐습니다.
{김찬 소령/교전 당시 편대장}
"작전 지침사항에 선제 공격을 못하게 돼 있기 때문에 적이 먼저 쏘지 않으면 우리는 쏠 수 없습니다."
지난 1953년 유엔사가 정한 교전규칙에 따르면 북측이 NLL 즉, 북방한계선을 침범하더라도 먼저 경고방송을 한 뒤, 경고사격과 위협사격의 단계를 거쳐 격파 사격에 들어가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우발적인 교전이 국지전이나 전면전으로 확전되는 것을 막기 위한 규정입니다. 이에 따라 우리 해군은 경고방송을 하던 중 갑작스런 북측의 선제공격을 받고서야 대응에 나섰다가 막대한 타격을 입었습니다.
곧바로 일부 정치권과 언론을 중심으로 교전 규칙을 바꿔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남주홍 교수/경기대 통일안보대학원}
"경고사격과 경고방송을 같이 하든가 해서 아군의 피해가 극소화되는 이른바 자위적 선제 강타 개념도 고려해볼만 합니다."
선제 공격 의도가 감지될 경우, 좀 더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신중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공격의도를 미리 알아낸다는 것이 어려울 뿐더러 소규모 충돌이 전면전으로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현행 교전 규칙의 문제라기보다는 교전규칙 이행 과정의 문제라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와 군은 어제와 같은 사태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교전 규칙 개정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