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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미스킴 라일락' 운명

<8뉴스>

<앵커>

시청자 여러분 '미스킴 라일락'이란 꽃이름 들어보셨습니까? 흔히 볼 수 있는 라일락인데, 미스킴이란 이름이 붙여지게 된데는 부끄러운 사연이 있었습니다.

김희남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북한산 비봉 계곡! 깍아지른 절벽 아래로 자줏빛 라일락 꽃들이 다투어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보통 라일락꽃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이름은 엉뚱하게도 미스킴 라일락입니다.

북한산에서 자생하는 미스킴라일락은 키가 작으면서도 향기가 강한 게 특징입니다.

{심요한/북한산관리사무소 계}
"백운대와 비봉 일대에서 몇그루씩 자주 보았지만 이렇게 군락지를 이루고 있는 것은 처음 봅니다."

미스킴라일락의 원래 이름은 키작은 정향나무, 그러나 미군정 당시 미국인에 의해 씨앗이 밀반출 돼 상품화되면서 꽃이름이 바뀌었습니다.

국제식물협약에 따라 소유권도 상품으로 등록한 미국에 귀속됐습니다. 이제는 역으로 비싼 달러를 주고 사들여야 하는 형편입니다.

{종묘상인}
"우리 걸 가져가서 개량해파는 거죠. 보통 라일락은 2, 3만원 미스킴라일락은 4, 5만원..."

한반도에 분포하는 우리 자생식물은 어림잡아 4천여종. 그러나 이가운데 얼마나 많은 자생식물이 해외로 밀반출돼 역수입돼고 있는지 파악조차 못하고 있는게 부끄러운 우리의 현 주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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