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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시신못찾아 카자흐스탄 동포 자살

<8뉴스>

<앵커>

밀린 병원비 때문에 아내의 시신을 찾지 못한 남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카자흐스탄에서 고국을 찾아온 동포부부였습니다.

강원민방 신교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카자흐스탄 교포 52살 김한년씨가 어젯(15일)밤 8시20분쯤 목을 매 숨진 춘천시 석사동 자취방. 3평 남짓한 단칸방엔 김씨가 숨져가며 마지막으로 보고 싶어했던 부인의 영정과 두딸의 사진이 널려져 있습니다.

김씨 부부가 고국을 찾은 것은 지난해 8월. 김씨는 의료기기 제조업체의 러시아 수출상담 통역원으로, 아내 기레나씨는 해장국집 종업원으로 일했습니다.

{김순녀/이웃주민}
"잉꼬부부라 할 정도로 주말마다 아저씨가 오시면 아줌마가 반찬과 음료수, 담배를 준비하고 그러셨어요."

지난달말 김씨 아내 기레나씨가 갑자기 뇌졸중으로 쓰러지며 이들부부의 코리안 드림은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9일 아내는 병원에서 끝내 숨을 거뒀습니다. 김씨는 지병으로 숨진 아내의 시신을 인도받지 못하자 대신 아내의 영정 사진만 곁에 놓고 잠자리에 들어야 했습니다.

병원측은 천만원이 넘는 병원 치료비를 받지 못하자 시신을 내주지 않았습니다.

{병원관계자}
"회사에서 책임을 진다고 하면서 결국은 책임을 안지니까 우리도 시신을 못 내드린 거죠."

김씨는 "사랑하는 딸과 누나에게" 라는 유서를 남긴 채 할아버지의 나라에서 쓸쓸히 생을 마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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