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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담장허물기 운동' 확산

<8뉴스>

<앵커>

사방을 둘러봐도 아파트와 높은 담장만 보이는 도시 풍경에 답답함을 느끼실 겁니다. 고립과 불신의 상징인 담을 허물고 이웃에게 다가가자는 운동이 한 지방도시에서 확산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정하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구시 황금동 백정옥씨 집 마당은 동네 아주머니들의 모임터입니다. 담장을 허물고 꽃을 심으니 주택가 골목의 작은 공원이 됐습니다. 지나가던 이웃들, 스스럼 없이 다가와 반갑게 인사합니다.

{백정옥/대구광역시 황금동}
"우리도 좋고 남도 보기 좋고, 이렇게 헐고 마음도 헐고 다 헐어놓고 살면 좋잖아요."

동네 아이들을 위해 정원 한켠에는 그네도 만들었습니다. 백여미터 떨어진 또다른 골목, 두 집이 함께 담을 허물어 한층 넓어진 정원에서 아이들이 뛰어놉니다.

지난 99년부터 시작된 대구시민들의 담장 허물기 운동은 입에서 입으로 소문이 번져 지금까지 33곳의 단독주택이 담장을 허물었습니다.

대구시가 비용 지원에 나서면서 가속도가 붙어 올해안에 허물기로 예정된 담장만도 50여곳에 이릅니다.

{이원선}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네로 만들자. 트면 보기 좋으니까, 이렇게 권유했더니 먹혀들데요. 옆에 옆에 집도 틀 겁니다."

처음에는 도둑이 들지 않을까 걱정됐습니다. 하지만 기우였습니다.

{박덕순}
"방범이 제일 걱정이었죠. 그런데 오히려 오픈돼 있으니까 보는 눈이 많아서 그런지 괜찮았어요."

담장을 허물고 얻은 것은 훤해진 전망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살가운 이웃간의 정이 살아났습니다.

{박윤숙/대구광역시 황금동}
"모르는 사람 지나가면서 참 좋습니다 그러면 들어와서 쉬다 가시라고 그러고 그러면서 아는 사람이 많아졌어요."

담장을 허문 사람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 있습니다. 담장을 허물면 세상이 보인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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