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한평생 인술을 펼쳐온 문창모 박사가 오늘(13일) 새벽 세상을 떠났습니다. 한국의 슈바이쳐로 불릴만큼 그의 의료활동은 우리 사회의 귀감이었습니다.
한승희 기자입니다.
<기자>
환자들을 위해 바친 70년을 뒤로하고 96살의 문창모 박사가 오늘 새벽 눈을 감았습니다. 문 박사의 인술은 지난 1931년 세브란스 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하면서 부터 시작됩니다.
문 박사는 후진국병의 대명사격인 결핵퇴치에 팔을 걷어부칩니다. 1953년 대한결핵협회를 조직하고 크리스마스 실을 최초로 만듭니다. 20여년 동안 한센병 환자 집단촌을 직접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1964년, 문 박사는 강원도 원주에 문이비인후과를 개원했습니다. 문 박사는 그후 40년 가까이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 7시에 병원문을 열었습니다. 일찍 찾아오는 시골 환자들을 위해서였습니다.
2년전 의료계 파업사태때도 진료복을 벗지 않았습니다. 환자를 떠난 의사는 의사가 아니라는게 문 박사의 확고한 신념이었습니다.
{고 문창모 박사}
"난 죽는 날까지 환자를 볼 겁니다."
지난해 3월 문박사는 인술을 접어야 했습니다. 노후에 찾아온 손떨림 증상 때문이었습니다.
{고 문창모 박사}
"환자를 도와주는게 아니라 환자에게 손해를 끼치는 거라 생각해서 부득불 이젠 의사를 그만해야 겠다고 울면서 작정했습니다."
문 박사는 진료복을 벗은 지 일년이 지난 오늘 편안히 눈을 감았습니다.
{최경훈/원주기독병원장}
"일단 병원에 오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지극정성으로 진료해 오셨죠. 그런것이 저희 후배들에게 귀감이 됐습니다."
이제 다시 그의 모습을 볼 순 없지만, 그가 펼진 70년의 인술은 우리 가슴에 깊이 남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