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어제(11일) 한 교회에서 일어난 천장 붕괴 사고는 다행히 사고 규모에 비해 인명피해가 크지 않았습니다. 알고 보니 한 노교사의 살신성인이 피해를 줄이는데 큰 힘이 됐습니다.
테마기획, 남승모 기자입니다.
<기자>
주일 예배가 끝나가던 어제 오전 서울의 한 교회 예배당. 2층 연단 위에서 무슨 소리가 나더니 갑자기 천장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폭이 3미터, 길이가 20미터나 되는 천장 석고판이 예배중인 교인들을 덮치는 순간이었습니다. 바로 그 때 학생부 수업을 진행하던 한 노교사가 떨어지려는 천장을 온 몸으로 막았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을 대피시키던 노교사는 결국 천장 무게를 이기지 못해 1층으로 떨어져 숨을 거뒀습니다.
{김효준/서라벌고 2학년}
"천장이 무너지는 소리가 나서 고개를 숙이다가 보니 선생님이 천장을 피할 수 있었는데도 그걸 잡고 계시다 얼마 못버티시고 떨어지신 것 같습니다."
30년 넘게 교직에 몸담았던 이원형 선생님. 항상 웃음과 자상함으로 아이들을 돌보시던 아버지 같은 분이셨습니다.
{김문섭/동료 교사}
"만약 어쩌다 수업하는 시간에 지나가는 기회가 있으면 그 교실에서 웃음이 흘러나오는 경우가 자주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떠난 학교에선 하루 종일 고인을 기리는 묵념이 이어졌습니다.
주인 잃은 자리엔 하얀 국화꽃이 대신 놓여지고 고인의 이름이 새겨진 교편만 남아 보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지만, 제자들을 구하려고 자신의 몸을 던진 그 뜻은 길이 남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