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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신입생, 입학 전 '과외'

<8뉴스>

<앵커>

요즘 대학 신입생들 가운데는 대학 강의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기초 학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이 많다고 합니다. 이런 현상은 기초 과학 분야에서 특히 심해 대학들이 개강 전에 미리 과외에 나서는가 하면 우열반을 편성하는 기막힌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주형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화여대는 최근 입학식이 열리기도 전에 과학교육과 신입생들에게 특강을 실시했습니다.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물리2 과목입니다.

신입생들이 대학 강의를 이해하지 못할까봐 학교측이 마련한 일종의 과외 수업인데 신입생 109명 가운데 60명 정도가 참석했습니다.

{전안나/과학교육과 신입생}
"물리는 대학교 공부에서 특히 이과에서 더 필요한데 고등학교에서 제대로 못배웠으니까 배우러왔죠."

서울대는 올해부터 이공계 신입생 전체를 대상으로 기초 과학 과목에 대한 우열반 제도를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신입생들의 기초 학력이 낮고 실력 편차도 심해 강의를 어느 수준으로 해야 할 지 가늠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김성원/이화여대 교수}
"학생들이 고등학교때 제대로 물리를 택하지도 않고 기초 학력 부족으로 인해서 대학교에서 수학능력이 문제가 됩니다."

이런 현상이 벌어진 것은 학생들의 입시 부담을 덜어 준다며 과학 탐구 영역 4 과목 가운데 한 과목만 선택하면 되게 만든 수능제도 때문입니다.

이러다 보니 이공계 대학 수업에서 가장 기초가 되지만 수능 성적 내기가 어려운 물리2를 선택한 학생이 고교 이과반에서도 전체의 6% 밖에 안됐습니다.

{이영미/고등학교 물리 교사}
"일단은 진학하기 쉽고 점수따기 쉬운 것을 찾아가는 게 학생들의 심리죠."

문제는 이런 현상이 대학 강의 차질을 빚는데 그치지 않고, 대학 교육의 하향 평준화는 물론 국력의 바탕인 기초 과학 분야의 수준 저하로 이어진다는 데 있습니다.

대학들은 수능 제도를 재검토하고, IMF 이후 퇴조 추세에 있는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육성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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