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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노중섭씨, "뇌물은 절대 사양"

<8뉴스>

<앵커>

우리 사회에 부패와 비리는 너무도 견고해 보일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공무원도 있습니다.

테마기획, 한승희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성동구청 주택과에 근무하는 7급 공무원 노종섭씨. 재개발에 관한 행정사무와 민원 처리를 맡고 있습니다.

지난 14일 저녁, 노씨의 아내는 퇴근한 노씨에게 쇼핑백을 내밀었습니다. 한 민원인이 놓고간 것입니다.

{김영화/노씨 아내}
"서류 가방인데 보지마시고 오시면 꼭 보여주라고..."

은행 이름이 선명히 찍힌 봉투였습니다. 노씨는 순간 돈봉투라는 걸 직감했습니다.

{노종섭/성동구청 주택과}
"이걸 보는 순간 황당했죠. 나를 어떻게 보고, 내 옷을 벗기려고 그런건지..."

노씨 뇌리엔 얼마전 구청으로 찾아왔던 민원인이 떠올랐습니다.

재개발 지역의 다가구를 다세대로 변경해 달라는 부탁을 하고간 사람이었습니다. 집값상승을 노린 민원이었습니다.

{노종섭/성동구청 주택과}
"기일이 지나서 바꿀 수가 없다고 제가 법 서류도 보여드리면서 얘기했거든요. 안되는걸 왜그러냐고 제가 얘기해도..."

노씨는 다음날 민원인에게 전화를 걸어 돈을 찾아가라고 요구했지만 응하지 않았습니다.

노씨는 이틀뒤인 지난 15일 돈봉투를 뜯어보지도 않고 구청 감사실로 갔습니다. 봉투안에는 백만원짜리 현금 다발이 10개, 천만원이 들어있었습니다.

{노종섭/성동구청 주택과}
"일부 고위층에서 지금도 뇌물을 받고 비리에 연루되고 하는 것을 생각했을 때 한 사람이라도, 하위 공직자로서 그 뇌물을 받아선 안되겠다."

넉넉한 살림은 아니었지만 말단으로 시작해 10년동안 공무원으로 일해온 노종섭 주임. 연일 터져 나오는 게이트 파문속에 잔잔한 희망을 던져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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