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설 명절이 다가왔지만 우리 주변에는 홀로 외롭게 살아가는 노인들이 적지 않습니다. 강원도의 한 부대가 이런 노인들을 벌써 9년째 돕고 있습니다.
테마기획, 조성원 기자입니다.
<기자>
설 연휴 첫날, 만두를 빚는 장병들의 손길이 분주합니다. 서툴지만 정성껏, 선물상자도 포장합니다.
이렇게 준비한 선물을 들고 장병들이 찾은 곳은 부대 근처에서 혼자 외롭게 살아가는 한 할머니 댁입니다.
{할머니}
"아휴, 감사해라"
{장병}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오늘(10일) 점심은 장병들이 직접 준비한 만두국. 마치 친손자 대하듯 장병들에게 연신 만두를 덜어주는 사람은 올해 84살의 이인순 할머니입니다.
집 나간 아들은 오래전 소식이 끊긴 데다 손자마저 도시로 나가, 벌써 10년째 혼자 살고 있습니다.
{이인순/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오덕 3리}
"보기만 해도 반갑고, 눈물이 나. 그저 부대 아니면 말도 못한다고. 부대가 살렸어"
집도 손보고 청소도 해 드리지만, 노인들의 외로움을 달래드리는 일에서 장병들은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김신유 이병/육군 청성부대}
"친할머니 같은 느낌이 들어서 집에 온 것 같은 푸근함이 들고, 할머니에게 도움되는 것 같아 좋아"
청성부대 장병들이 외로운 노인들을 돕기 시작한 것은 지난 93년. 부대 근처 노인들 한 두분을 돕기 시작한 것이 이제는 혼자 살아가는 노인 63가구와 아예 자매 결연을 맺었습니다.
{이덕귀/6.25 전쟁 참전용사}
"후배들이 이렇게 찾아와 고맙고, 오늘 배불리 잘 먹었습니다"
장병들의 대물림 이웃사랑이 명절을 맞아 더욱 외로운 노인들에겐 더없이 값진 선물이 되고 있습니다.